초코파이만 안다. 다른 사람은 절대 모른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 좀 가지고 왔습니다.
강남 스타벅스에서 한 남편이 부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기가 막히게 잘생긴 남자가 앉아 있었고, 매장 내 모든 여성분이 그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죠. 그때 절세 미모의 한 여자분이 그 남자의 테이블 앞에 앉았습니다.
남: "저 아세요?"
여: "이제 알아가려고요."
남자는 예쁘고 긴 손으로 커피 잔을 들어 올리며 반지가 낀 손가락을 보여줬습니다.
여: "결혼반지는 아니네요. 전화번호 주세요."
남자는 매몰차게 일어나서 나갔고 여자도 그를 따라 나갔습니다. 매장은 술렁였고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잠시 후, 드디어 부인이 도착했습니다. 남편은 아까 본 장면이 너무 인상 깊어 부인에게 똑같이 시도했습니다.
남편: "저 아세요?"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건 또 무슨 일이야' 하며 집중되었습니다.
부인: "뭐 하는 거야? 라떼나 사와."
남편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향하자 매장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부인은 어리둥절할 뿐이었죠.
저도 떠도는 이야기를 본 거라서 실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 부인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사람들이 왜 웃는지 전혀 몰랐을 테니까요. 앞뒤의 '맥락(Context)'이 없으면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Context'라는 단어는 '함께(Con)'와 '짜다(Textu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즉, 직물을 짤 때 실과 실이 엮이듯, 앞뒤 사정이 촘촘하게 연결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통한다는 뜻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대화(이메일, 전화, 메신저 등)인데, 의외로 이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이 두 번 묻지 않게 하라."
예를 들어 "언제 끝나요?"라는 질문에 "내일이요"라고 답하면 저의 잔소리는 다다다다 시작됩니다. 잔소리를 안 듣는 답은 "내일 13시까지 끝내겠습니다"이고, 칭찬받는 대답은 이렇습니다.
"내일 13시까지 끝내겠습니다. 혹시 중간에 변동 사항이 생기면 다시 메일로 보고드리겠습니다."
내일은 우리에게 너무 긴 시간입니다. 상대방은 내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끝났어요?"라고 물어볼 겁니다. 하지만 13시라고 명확히 말을 해주면, 상대방은 "자기는 10시에 임원 보고가 있어서 9시까지는 받아보면 좋겠다"라고 조율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질문 자체도 "언제 끝나요?"가 아니라, "내가 10시에 임원 보고가 있으니 내일 아침 9시까지 줄 수 있어요?"가 정답입니다. 대화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궁금함이 없게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피드백'입니다.
작년에 S전자 일을 하는 C기획 AE(광고 기획자)가 우리 회사에 제안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회사의 레퍼런스와 제안 가능 여부를 묻기에, 저희는 열심히 준비해서 제출했습니다. 결과 발표가 계속 미루어졌는데, 그 AE는 중간 과정을 계속 메일로 알려주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어떤 사정 때문에 기존 업체와 일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물론 힘들게 준비한 일이 물거품이 되니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그 AE의 피드백은 '이 사람과는 언젠가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왜 이런 결정이 났는지, 우리의 어떤 점이 고마웠는지 상세히 적혀 있었고, "당신들의 성의에 보답하기 위해 제 능력이 닿는 한 반드시 같이 한번 일해보겠다"라는 진심 어린 말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고객사는 이런 피드백 없이 그저 "탈락" 통보만 하거나, 아예 연락도 없이 경과 상황조차 공유해 주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면접보고 와서 이유도 없이 "탈락" 문자만 보내면 그 회사는 안가길 잘했다고 친구들이 해줄겁니다.
반면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후배가 자기 아내가 하는 사업 파트너로 L모 쇼핑몰의 인플루언서 담당자를 소개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알아보니 소개가 가능해서 연락처를 주며 잘 해보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후배 아내가 담당자에게 연락했고, 마침 그 담당자도 후배 아내의 SNS를 보고 연락해 보고 싶었다며 바로 사업이 성사되었습니다. 후배는 저에게 이 과정과 결과를 상세히 알려주었습니다. 보통은 연락처를 알려주면 "고맙습니다" 하고 끝인데 말이죠.
예전에 장동선 교수(뇌과학자)가 하는 콘퍼런스에서 들은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뇌는 단순히 반응하는 기계가 아니라, 행동과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를 재조직하고 적응하는 기관이다."
즉, 피드백을 통해 뇌는 변화하며,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행동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옛날 짚신 장수 이야기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솜씨 좋은 짚신 장수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이 아버지의 짚신은 장에 나가면 항상 제일 먼저 팔릴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네가 한번 팔아보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와 똑같은 짚으로, 똑같은 꼬임으로 짚신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하지만 장에 나가자 아무도 그 짚신을 사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버지는 짚신을 다 만든 후, 신발 안쪽에 튀어나온 까끌까끌한 짚을 가위로 꼼꼼하게 잘라냈지만, 아들은 그 마지막 마무리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주 작은 차이 하나가 자신의 커리어를 바꿉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 뇌에 저장된 정보를 남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설명이나 피드백을 생략하곤 합니다.
하지만 "내일 줄게"와 "내일 13시에 줄게"는 다릅니다. "소개해 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과 "소개해 줘서 이런 성과가 났다"라고 말하는 것도 다릅니다.
상대방의 발이 까끌까끌하지 않도록, 우리도 대화 속에 튀어나온 불친절함을 잘라내야 합니다.
이제, 가위질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