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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새벽 Nov 24. 2021

팝핑과 팝핀? 댄서씬을 뒤흔든 논쟁

대체 뭣이 중헌디?

얼마전 스우파가 엠넷의 악마의 편집을 이겨내고

댄서씬을 부흥시켜주기를 바라며 글을 썼었다.


어제는 팝핀/팝핑으로 유명한 댄서 호안의 인스타스토리를 시작으로 108명(지금은 122명이라고도 한다)이 모니카가 JTBC <아는형님>에서 댄스 명칭을 잘못 전달했다며 지적했다. 11월 24일 하루만에 100여명이 우르르 올리며 공개저격을 했다.


심지어 방송 자막으로 팝핀 이라고만 떴을 뿐 모니카는 육성으로 "팝핑인데 g를 빼서 팝핀이라고도 한다"라고 두 단어 다 언급했다. 그런데도 댄서들은 방송은 보지 않고 자막 캡쳐만 본 것처럼 팝핑이 맞는데 팝핀이라고 한 것은 잘못되었다며 거세게 비난하고 꾸짖었다.


G를 생략하는 것은 구어체적인 표현으로 의미에는 아무 차이가 없으며, 해외의 댄서나 해외팬들 모두 똑같은 두 단어를 가지고 왜 싸우냐는 반응을 보였다. 영어 단어를 가지고 한국인들이 어이없게 싸운다는 자체에 황당함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기사에 달린 댓글>


정말 심각한 정보의 오류가 있었다고 해도, 100여명이 동시에 저격하는 것은 공격적이며 댄서씬 전체에서 당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런데 팝핀이라고 명시한 춤 관련 논문이 팝핑이라 명시한 논문보다 훨씬 많은 점, 이번 논란을 처음 제기한 호안이 과거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수도없이 팝핀. 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했던 점을 보았을때 지적한 포인트 조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호안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과거 게시물에 본인이 팝핀.이라고 써놓은 부분을 황급히 지우고 있다)



 정말 이론을 명확히 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방송을 탔을 뿐(인기가 많아졌을뿐)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댄서들에 대한 공격이었을까.



이번 사건은 모든 종류의 커뮤니티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비난을 받고 있는데도

댄서들은 '빠순이' 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팬들이 몰려와 끼어들었다고 폄하하기 시작했다.


힙합씬이나 연극/뮤지컬, 인디밴드 바닥 등 다소 언더그라운드로 불리는 씬에서는 항상 이런 일들이 있었다. 처음부터 전공하지 않으면 안되고, 그들의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안되고, 10년이상 경력이 쌓여야 하고, 전통 순수 혈통 으로만 팠어야 하고...

가장 재밌는 것은 티비 방송에 나오면 그때부터 그 씬의 배신자가 된다.


유명 댄서 팝핀현준이 나서서 이번 논란은 의미가 없으며 댄서들이 모니카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팝핀현준은 춤을 대중적으로 알리고자

티비 방송에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그 바닥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저지로도 초대받지 못한다고 한다. 아무리 잘 춰도 아무리 경력이 탄탄해도 언더가 언더에 있지 않고 방송 나부랭이에 나가서 유명해지면 전통이 아니란 이다.


열악하던 씬에서 소수라도 유명인이 나오면

씬이 부흥할 기회가 될 수 있는데

"너가 감히 혼자 잘돼?

우리는 10여년을 고생했고 아직 여기 있는데?"

라며 같이 끌어내리는 심리는 뭘까.


래퍼씬에서도 <쇼미더머니>에 나간 래퍼는 래퍼가 아니라며 디스하다가 나중엔 그 모든 래퍼들이 시즌10까지 줄줄이 나왔던 역사가 있다. 지금 100여명의 댄서들도 <스트릿 맨 파이터>나 다음 시즌에 대부분 나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함께 잘되자'는 그 단순한 생각이 그렇게 힘든 것일까. 이 씨끌벅적했던 파티에 찬물을 바로 본인들이 붓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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