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된장찌개와 쇠고기
수영강습이 없는 날이어서 몸만 풀고 나왔다. 화가와 1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이크~ 너무 일찍 나왔나 보다. 2층에서 크게 재채기하는 소리가 들리는 데 익숙한 소리다. 화가가 했단다. 집에서 하던 그대로 바깥에서 하니 웃었다.
냉이를 넣은 된장찌개를 끓이겠다고 아침 일찍 멸치맛국물을 내어 놓았더랬다. 양파껍질을 넣었더니 국물색깔이 이쁘다. 맛은 괜찮을까~
전통시장 강사장네 가게에 채소들을 덮어 놓았다. 추위에 얼어버릴까 봐 단단히 채비를 해 둔 모양이다. 냉이가 있지요? 냉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지나치며 보았던 냉이가 이제는 없단다. 다른 손님응대를 하는 것을 보며 잽싸게 식육점으로 갔다. 눈 마주치면 다른 것을 사야 한다.
식육점 남자사장님에게 안심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며 갈빗살도 있고 부챗살도 있다기에 갈빗살 500그람을 달라고 했다. 덩어리하나를 꺼내어 저울에 달고 중량이 넘어가는데 8만 원만 달란다. 이크~ 거금이다.
고기를 썰어 담으며 아들 자랑을 한다. 첫째는 장교로 근무한단다. 둘째도 자기 앞가림을 하며 직장생활을 잘한단다. 자식은 부모의 그림자를 보며 큰다는데 열심히 성실하게 사신 보람이 있네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대학 다니는 큰아들이 집에 와서 함께 자다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옷을 입는 아버지에게,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세요? 하더란다. 가게에 나가야지. 아들이 아버지 고맙습니다. 하더란다. 밤늦게 들어온 아버지, 느지막이 가게에 나갈 줄로만 알았더란다.
축협마트에 들러 애호박과 바나나를 샀다. 꿩대신 닭이라고 냉이가 없으면 2,400원짜리 비싼 애호박이라도 사야지~ 절반을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정말 맛나단다. 쇠고기보다 더 좋아요. 화가의 칭찬에 웃는다.
친구카톡방에 냉이가 없더라고 했더니 부산친구가 우리 동네는 있는데~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대도시에는 없는 것이 없고 사람이 귀한 시골에는 있는 것도 없다. 들판에 지천으로 널린 채소들도 도시로 직행이다.
재종언니에게 장날에 들깨를 사 달라고 부탁했더니 수확하자마자 수매로 직행해서 시장에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더랬다. 때깔이 좋지 않은데 괜찮겠니? 그럼요~ 못난 것들만 전통시장에 나온단다. 못난 것이 좋은 것이에요~
닭장에서 알을 거두고 잠시 낮잠을 즐겼다. 39분 낮잠시간이 다가오면 나른해져서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낮잠을 즐기고도 밤에 꿀잠을 잘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1월의 마지막날이어서 시골의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동생이가? 변함없는 음성으로 반갑게 답하니 가슴이 따뜻해진다. 어떻게 지내세요? 나야 뭐, 텔레비전 보면서 잘 지내지. 건강하시지요? 그래, 건강하게 잘 있다.
저녁식사를 하려고 한단다. 올케는요? 밖에 나갔다. 올케는 마을회관에서 놀다가 저녁밥을 먹고 집으로 올 것이다. 우리 동네의 풍경이나 시골 오빠 동네의 풍경이나~
일산의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오페라 관람하러 나왔단다. 도시는 극장에서 관람하고 시골은 텔레비전으로 본다. 도시나 시골이나~
막내누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뭐 하니? 묻는다. 저녁식사를 하려고요~ 벌써? 오늘은 제시간에 먹네요~ 누님에게 반찬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김치랑 먹는단다. 김치가 좋지요~ 깍두기를 담았더니 참 맛나단다.
텔레비전에서 사이다로 무를 절여 깍두기 담는 법을 배워 그대로 했더니 아삭하며 식감이 참 좋단다. 깍두기를 담아도 맛이 없더니 이번에는 제대로 맛이 나서 깍두기만 가지고 밥을 먹는단다. 입에 맞는 반찬이 있으면 그게 보약이지요~
부산친구가 낙동강하구 다대포로 통하는 길 6킬로를 걸었다며 사진을 올렸다. 진해친구가 다음에는 마스크 벗고 찍어라, 잘 안 보인다. 눈 검사할 때 글자를 커닝해서 읽었더니 1.2 나오더라. 대박!!! 전번에는 0.9였거든...
오래전에 글자를 모르는 이가 입대를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옆 사람 커닝을 해서 답을 적었단다. 시험이라면 무조건 점수를 잘 받아야 한다고 여긴 결과이다. 눈 검사는 자신의 눈상태를 정확하게 알려고 하는 것인데~ 이를 어쩌나~ 웃는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