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정리는 저절로 된다. 삶도 그렇다.

옷 정리와 설 상차림

by 이혜원

3월호 좋은 생각 책을 받았다. 좋은 얘기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우리가 버리는 옷이 어떻게 되는지 추적해서 쓴 글이 마음에 와닿았다.


옷장을 정리한다며 입지 않는 옷을 버리면 그 옷은 다른 나라로 간단다. 그 나라에서 옷들을 입을까? 대부분 입지 못하고 소각을 하는데 검은 연기가 하늘 높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단다.


옷장에 버리지 않고 간직한 옷이 그득하다. 버릴까? 매번 그 생각을 하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옷을 버리면 다시 사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채우기 위해서는 버려야 하는데 채울 생각이 없다면 채워진 채로 있어야 한다.


마음에 드는 목티의 겨드랑이가 뜯어져서 기워입었다. 한번 기우고 두 번까지 기워서 입었는데 세 번째는 버렸다. 옷장 속의 옷을 마음에 드는 것부터 꺼내어 입다가 더 이상 수선할 수 없을 때 하나씩 버리기로 했다. 옷장 정리는 저절로 된다. 삶도 그렇다.


화가가 이른 아침에 목욕을 떠나고 나서 글을 쓰고 오늘 분량의 성경 읽기를 마치고 아침 먹거리를 챙겨 먹고 나니 화가가 현관문으로 들어섰다. 어떤 음식이 설날 기분을 낼까?


냉동고에서 조갯살과 풋고추를 꺼내고 별관에 두었던 대파 세 개를 가져와서 고추전을 구웠다. 지짐을 굽는 기름냄새가 명절분위기를 북돋운다. 조촐한 명절상을 차려서 점심식사를 했다.


화가가 막내누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국에서 일하는 막내아들은 아직 오지 않았고 곁에 사는 큰아들부부가 와서 함께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란다. 설날 잘 지내라는 인사로 통화를 끝냈다.


서울의 오빠가 손자가 기타 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며 형제밴드에 올렸다. 7분가량의 영상에는 손자의 기타 반주로 아들이 노래를 부르고 오빠까지 합세했다. 가족 음악회 모습이 참 정겹다.


막냇동생목사님이 명절상차림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렸다. 사위 둘을 위하여 장모님이 거하게 차렸다. 식사 후에는 윷놀이를 즐겼단다. 설날다운 풍경이다. 웃었다.


닭장에서 알을 거두고 왔더니 화가가 얼른 와서 함께 통화를 하잔다. 알콩이가 영상통화를 걸어와서 작가를 찾고 있단다. 닭장에 다녀왔다고 하니 알을 보여주란다. 거둔 알은 모두 냉장고에 넣어두고 네 개만 가져왔다고 했더니 가져온 것을 보여달란다. 알이 참 예쁘단다. 그렇구나~


홍매화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하니 보여달라고 한다. 벌들이 왱왱~거리며 홍매화 꽃의 꿀을 따느라 바쁜 모습을 보며 벌은 꿀을 따서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꿀을 잔뜩 가져가서 벌집에 보관해 놓는다고 답했더니 다음엔 벌집을 보여달란다. 벌을 키우는 집에서 벌집을 공개하지 않아서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꿀벌 관찰을 마치고 한참 동안 나는야~ 퀴즈 놀이를 하며 화가와 번갈아서 정답을 맞혔다. 달콩이에게 전화기를 넘겨서 통화하다가 이제 끊습니다~ 6분이 모라자는 한 시간 통화이다. 한 시간이 3분처럼 느껴진다.


낮잠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잠이 깨었는데도 이불속의 따뜻함을 즐기고 있으니 큰누님의 큰딸인 조카가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와 남동생과 셋이서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단다. 작가보다 한 살 어린 여조카는 아직도 어머니가 엄마이다. 그래~ 엄마라고 부를 때가 좋을 때이지~


화가의 안부를 물어서 별관에 있는 난로 청소를 한다고 답했다. 화가는 일을 미루지 않는다. 난로청소를 제때에 해 놓아야 필요할 때 잘 쓸 수 있단다. 한번 미루면 자꾸 미루게 된단다.


청소를 끝내고 온 화가에게 춥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밀대로 바닥을 한번 밀어보란다. 땀이 저절로 난단다. 겨울에 땀나게 일을 했으니 운동 참 잘했다.


사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 카톡을 보냈는데 읽지를 않아서 전화로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했더니 바빠서 카톡을 볼 여유가 없었더란다. 음성을 듣는 설날통화를 하게 되니 이 또한 고맙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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