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영어수업과 수영수업

by 이혜원

지난 월요일 저녁에는 영어수업이 있는 날인데 깜박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잊은 것이 얼마나 은혜인지~ 수업을 일부러 빼어먹었다면 잠자리가 편하지 않았을 텐데 꿀잠을 잤다.


카톡에 선생님이 보낸 수업문장과 동영상을 보고선 아~ 예습하라고 보냈구나~ 착각은 자유다. 화요일 설날에 선생님과 동기생들이 나누는 인사문을 보니 제정신이 든다. 수업을 빠뜨렸구나~ 올려준 동영상으로 문장을 따라 해보니 버벅거린다.


일주일이 꿈같이 흘러갔다. 토요일 수업날이 코앞이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닭장에 가면서 녹음파일을 돌려 듣고 잠자기 전에도 따라 하다가 잠을 청했는데 이른 새벽에 눈이 말똥말똥해진다. 학창 시절 시험날을 앞둔 수험생 같다.


하나의 문장을 계속 반복하다가 어느 아나운서가 인사멘트 하나를 천 번이나 연습한다는 글을 떠올렸다. 아나운서 후배가 출장에서 선배와 함께 방을 쓰게 되었는데 저녁 9시 뉴스를 진행하는 여선배가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깊이 깨달았단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영어선생님은 수업에만 참여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더랬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를 해보니 선생님이 해 준 얘기가 와닿는다. 학교에 다니지 않고 검정고시를 치르는 아이들의 고충이 얼마나 클까~


알콩이달콩이 유치원 졸업사진과 영상이 가족카톡에 떴다. 이쁜 아이가 찍은 영상에는 선생님의 호명을 받고 단상에 올라 원장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장하다~ 첫 졸업을 했구나!


빛나는 졸업장을 받는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우리들은 떠나갑니다~ 졸업은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알콩이달콩이의 유치원 졸업영상에서 실감한다. 이제 공부라는 길로 접어드는구나. 힘내라~


수영중급반에 여성회원 세 사람만 출석을 했다. 수업시작 하기 전에 세 번씩 도는 자유형을 두 번만 하란다. 한 바퀴만 돌고 쉬었다가 다시 한 바퀴를 따라돌던 회원이 두 번을 쉬지 않고 수영하는 것을 보고 웃었다. 세 번이라는 목표가 벅찼던 모양이다. 두 번은 가쁜했네요~


키판을 잡고 옆으로 발차기를 하라는 주문을 받고 뒤에 서 있는 이에게 앞에 서 달라고 청했다. 옆으로 발차기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물을 먹어가며 열심히 따라 하니 언젠가는 잘할 수 있겠지~


선생님이 옆으로 발차기를 시키는 목적은 자유형이나 배영에서 양쪽으로 몸을 돌리며 옆으로 발차기를 해야 하기 때문인데 키판을 잡고 하는 것과 실전은 차이가 난다. 글을 배우기 전에 ㄱ ㄴ ㅏ ㅑ 한글 자음과 모음을 수없이 썼었는데~ ㄱ ㄴ 잘 쓴다고 글을 줄줄 잘 읽는 것은 아니다.


중급반원 세 명이 초급반 레인으로 넘어갔다. 자유형 팔꺾기 수업이 겹친단다. 작가가 초급반원이었을 때는 자유형 팔꺾이를 배우지 못하고 중급으로 올라왔는데 후배 초급반은 복도 많다. 자존감을 수영장 레인바닥에 내려두고 함께 수업을 받았다.


수업을 마친 뒤에 팔꺾이를 하며 자유형으로 한참 동안 레인을 돌았다. 배영과 평영과 접영까지 마쳤더니 수영장 바닥에서 자존감이 솟아올라 작가에게 착 달라붙는다. 웃었다.


화가에게 점심으로 떡국을 준비했다고 하니 밥도 해야 한단다. 밥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잖소, 전기밥솥에 쌀을 넣어 누르기만 하면 된단다. 그렇지요~ 그 어렵지 않은 일을 해 보시는 것이 어떤지요~ 입안에 맴도는 말을 삼키고 웃는다.


냉장고에서 멸치맛국물을 꺼내어 양지머리를 들기름에 볶은 냄비에 부었다. 지난 토요일에 사형부부가 떡국을 끓이고 나서 남긴 떡국떡을 함께 넣어 끓였더니 헤벌레~ 풀어져서 풀떼죽이다.


사형부부는 가스불이 아니어서 떡국떡이 퍼졌다고 했기에 남은 떡국떡을 마지막에 넣고 한소끔 김만 올렸더랬다. 단골방앗간에서 구입한 떡국떡은 오래 끓여도 퍼지지 않고 쫄깃한 맛이 그대로인데 문제는 떡국떡이야~


화가와 함께 미스트롯 4 재방송을 보고 나니 이크~ 달걀 거둘 시간이 지났다. 닭장에 가서 알을 거두고 모이를 주며 규칙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 행복임을 깨닫는다.


밤에 영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도 닭장의 물통에 물이 얼지 않았다. 홍매가 꽃을 제대로 피우고 있고 벌들은 날개로 웽웽~ 합주를 한다. 우수가 지나고 경칩이 다가오니 대동강 물이 풀릴 날도 멀잖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긴 터널을 지나며 평강(샬롬)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