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과 노인의 고립
어떡하면 좋으니~ 캄캄한 데서 휴대폰을 보니 눈이 자꾸 나빠지는 것 같애. 밤 운전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는데 아무리 권해도 고치지 못하는구나~ 화가가 침대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고 똘똘이에게 고자질을 했다.
텔레비전을 사 주시지요, 저도 고치기 힘듭니다. 똘똘이도 어려운 일이라니~ 벽걸이 텔레비전을 사기로 했다. 아무리 사달라고 청해도 들은 척도 않더니 똘똘이의 한마디에 마음이 변했다며 싱글벙글~ 화가의 입이 귀에 걸렸다. 그동안 많이 고민했거든요~
수영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수영장으로 직행하여 한참 동안 연습을 했다. 샤워를 마치고 탈의실로 나왔더니 왕언니들이 명절 지낸 얘기로 꽃이 피었다. 꽃향기를 맡으며 슬며시 웃는다.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사공정유교수는 명절 북적임은 짧고 노인의 고립은 길다고 썼다. 설날이라고 여럿이 찾아와서 쏟아낸 쓰나미가 클수록 홀로 선 갯벌은 더욱 쓸쓸하다. 해결책은 뭘까?
명절만의 관심이 아니라 계속 연결고리를 이어가란다. 전화 한 통, 사진 한 장 공유하며 마음을 묻는 한마디의 작은 접촉이 쓸쓸함을 덮어 준단다. 깊이 공감했다.
수영을 끝내고 1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1분 전에 차에 탔더니 화가가 웬일이냐고 한다. 느긋하게 기다려줄 넉넉한 마음인데 예상밖으로 제시간에 오니 감동받은 모양이다. 점심은 화가가 한턱 쏘겠단다. 꿈에 그리던 텔레비전이 눈앞에 있는데 점심값 정도야~ 웃는다.
염소탕을 잘하는 집으로 갔더니 현관에 신발이 어지럽다. 여주인에게 남편의 행방을 물었더니 곧 내려올 것이란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니 현관의 신발이 나란히 나란히~ 남자 주인장이 근무 중이구나~ 얼굴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설 잘 지내셨지요?
염소탕 보통으로 주문을 할 때 화가가 친하게 지내는 종업원에게 특탕을 왜 없앴느냐고 물었다. 손님들이 말이 많아서요, 특탕이라고 해야 고기 몇 점 더 넣어주는 것인데 고기가 많니 적니, 얘기가 많아서 없앴답니다. 그렇구나~
화가가 밥 한 그릇을 더 청했는데 여주인장이 밥값을 더 받지 않더란다. 남자주인장에게 그 사실을 알리며 밥맛이 좋았다고 했더니 거창쌀이란다. 이천쌀이 좋은 건 진작부터 알지만 거창쌀이 좋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화가가 의령쌀도 참 좋단다. 웃는다.
엘지전자 매장에 들어가니 어떤 일로 오셨어요? 문 앞에서부터 친절하게 맞이하고 매니저 한 사람을 붙여 주었다. 단언컨대 방문한 손님 중에 가장 단 시간에 텔레비전을 구입한 고객이었을 거다.
집으로 오는 차속에서 화가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결정을 하느냐고 물어서 수없이 떠올리며 고민한 결과라고 답했다.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한다. 빙산은 떠 있는 부분이 아주 작지만 그 아래 커다란 산이 있다.
운전하고 있는 화가의 전화기가 울려서 받았더니 달콩이 얼굴이 떴다. 수영강습을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가는 중이란다. 음~파~를 잘했니? 발차기하며 음파도 하고 손을 번갈아서 돌리는 것을 배웠단다. 진도가 나갔구나~
엘지전자 매장에서 매니저가 종이팩에 들어있는 오렌지 주스 두 개와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해 주었더랬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물 담긴 유리컵에 장미꽃을 옮긴 뒤에 사진을 찍어 감사메시지와 함께 보냈다. 친절하게 응대해 주고 알맞은 제품을 추천해 주어 참 고마웠기에 설문에 최고점을 주었다고 했다.
장미꽃다발에 지점장의 명함이 꽂혀 있다. 지점장에게도 장미꽃 사진과 함께 감사의 뜻을 전했더니 곧바로 장문의 답신이 왔다. 감동이다. 감동받았다는 답신을 보냈더니 '잘 챙겨서 고객님 사후케어도 신경 쓰겠습니다.' 답신의 답신이 왔다. 미소 짓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닭장에서 알을 거두고 오며 홍매화 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이맘때는 한송이만 피었는데 올해는 봄이 빨리 다가온다. 겨울 점퍼를 입었더니 차 안에서 땀이 송송 났더랬다. 휴게소에서 기름을 보충해 준 화가가 이제부터 차 안에 히터를 틀지 않아도 되니 기름값이 적게 들겠단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