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정리와 수도관 고치기
화단정리를 했다. 집으로 들어오는 곳에 작은 화단이 있는데 키가 작은 나무들 아래 나 있는 허브와 풀들을 지난가을에 시들은 채로 두었더니 어지럽다.
일본인들은 섬에서 밖으로 나오기가 어려웠을 때 집안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 상상하며 즐겼다. 뜰에 수석을 산으로, 모래를 깔아서 들과 바다로 표현한 것들을 보며 아하~ 했더랬다.
집안의 화단은 바깥으로 나가면 보이는 꽃과 나무들의 축소판이다. 꽃축제와 정원축제가 넘치고 있지만 내가 가꾸고 보살핀 꽃하나 나무하나가 주는 기쁨을 알기에 작은 화단이 참 귀하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이지만 수영연습을 마치고 일찍 나왔다. 장날이어서 구경을 하며 몇 가지 살까~했지만 3일 뒤에 다시 장이 선다는 얘기를 듣고 곧장 집으로 오니 총무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제 나오십니까? 벌써 집에 도착했어요~
샤브샤브집의 위치를 설명하는 총무의 음성을 듣고 화가가 집에서 밥을 먹자고 한다. 닭백숙을 만들려고 준비해 놓았더랬다. 간장을 풀고 마늘과 양파와 생강과 대추를 넣어 백숙물을 만들어 압력밥솥으로 닭백숙을 만들었다. 화가가 맛나단다. 간장으로 만든 닭백숙이 참 좋아요.
점심설거지를 마치고 났더니 화가가 밖으로 나가서 일을 해야겠단다. 봄날은 오후가 나른한데 잠을 떨치고 움직이면 생동감이 살아난다. 쌀자루 두 개를 곁에 두고 하나는 깔고 앉는 방석으로 쓰고 다른 하나에 화단의 부산물을 담았다. 절반쯤 일을 마치고 닭장으로 갔다. 꼭 해야 할 일부터 마쳐야 한다.
달걀을 거두어 갈무리를 해 둔 뒤에 다시 일을 시작하니 주차장에 차소리가 들리고 창원의 김사장이 들어왔다. 별관 앞의 수도에서 물새는 소리가 들려서 화가가 전화를 걸자마자 곧바로 달려온 것이다. 수도관 동파란다.
시멘트를 깨어내는 소리가 들리더니 김사장이 차를 타고 떠났다. 읍내에서 시멘트 포장에 필요한 것들을 사 와서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며 일이 끝난다. 커다란 공사 하나 마무리된 것이다.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어 주스를 만들었더니 커다란 유리컵에 딱 세잔이 나온다. 여호와 이레! 웃었다. 수박주스를 마시며 김사장이 사돈부부 자랑을 했다. 양파농사를 지어 다음 해에 쓸 농비만 제외하고 모두 자식들에게 보내준단다.
아들만 셋을 둔 사돈네집 막내가 김사장의 사위인데 사돈부부가 농사를 접고 나면 막내와 합치고 싶어 한단다. 딸이 시부모에게 잘할 것으로 믿는단다. 그럴 거예요~ 아버지 어머니 닮았으니 시부모에게 참 잘할 거예요~
3개월 동안 리모델링을 해 준 집의 공사가 끝나간단다. 맛난 것 사들고 오겠습니다, 김사장의 말에 그냥 오세요~ 답한다. 빈손으로 와야 마음이 편한데~ 화가가 나는 사 오는 것이 좋아요, 한다. 웃는다.
김사장이 일을 하는 사이에 화단정리가 끝났다. 일을 시작할 때는 하다가 싫어지면 그만두려고 했더랬다. 목표를 정하면 마음이 바빠지고 일이 힘들어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시작한다. 닭장에 알 내어오는 일 하나는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깔끔해진 화단을 보며 흐뭇해한다. 빈터에서 허브새순이 올라오기 전에 풀들이 다시 자리를 잡을 것인데 뭘 심으면 좋을까~ 봄이 되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수선화처럼 여름꽃 가을꽃을 심어야겠다.
수영장에서 고급반 총무가 도시에 사는 친구를 만났더니 시골 사는 사람답지 않게 얼굴이 참 좋다고 하더란다. 무슨 소리니? 운동을 즐기고 맛난 식당 찾아서 밥 먹고 차 마시고, 너네들 즐기는 것 다하고 산다. 시골 산다고 농사일만 하는 줄 알더란다. 웃었다.
별관에 두었던 대파를 장독간으로 옮겼다. 대파 6천 원어치를 사서 김장독에 넣어두고 가끔씩 물을 주었더니 참 잘 자란다.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가져와서 요리를 할 때마다 감탄한다. 잔파도 뿌리째 사 와야겠다.
아침에 떠오른 해를 보며 홍매화를 배경으로 삼일절노래를 불렀다. 가슴 벅차다!
어제도 참 행복한 날이었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 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