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와 여우사이 되지 않으려면

초등절친과 만남

by 이혜원

초등절친 부부를 만나는 날이었다. 한 달에 한번 만남인데 지난달은 설이 끼어있어 넘기고 3월 첫 주에 날짜가 잡혔다. 식사장소는 식대를 내는 이가 정하고 식사 후에는 다음 식대를 내는 이가 찻값을 지불한다. 일부러 정한 것은 아니고 물 흐르듯 그렇게 되었다.


각자의 삶을 살다가 뒤늦게 만남을 가지니 재미나는 일들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쇠고기 국밥과 수육을 맛 보이고 싶어 안내한 식당에서 친구의 수저놀림이 느리다. 물에 빠진 고기는 먹지 않는단다. 국밥은 안 먹는다는 뜻이다. 이크~


친구부부가 감탄하며 즐긴 굴구이집을 소개했는데 화가의 손놀림이 느리다. 굴을 까고 조개를 까서 먹는 일이 번거롭고 커다란 조개껍질 속의 작은 조개알에 실망했나 보다. 두루미와 여우사이가 되지 않으려면 자주 만나 밥 먹어야 한다.


마늘돼지고기수육을 전문으로 파는 매미궁뎅이는 친구부부가 소개한 식당이다. 친구부부보다 일찍 도착하여 2인이상 주문이 가능하다는 마늘수육정식을 주문하고 수육을 추가해 두었더니 친구부부가 맛나게 먹었다. 장소를 정한 이는 같이 한 이가 맛나게 먹는 모습이 즐겁다.


건너편 창가로 나이가 지긋한 남성 두 사람이 와서 앉는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좌석이기에 슬쩍 살폈더니 알듯 말듯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는 사람인가? 아닌가? 헷갈려하다가 화가에게 확인을 부탁했더니 뒤돌아본 화가가 일어서며 선배님! 한다. 아는 사람이다~


식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계산서를 들고 가서 선배님 좌석까지 결재를 부탁했다. 자리로 돌아오니 화가가 선배님 테이블 계산서를 가져다 놓았다. 이심전심이다~ 웃었다. 참 오랜만에 만난 화가의 고향선배, 직장선배이다.


식당가까운 곳에 첼로카페라는 커피점이 있다. 친구부부가 소개한 곳인데 천장에 첼모모형이 장식되어 있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차와 빵을 먹으며 많이 웃었다. 무겁지 않은 대화, 뜻을 두지 않은 말들로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찻집을 나와 인증사진을 찍었다. 지난달에는 잊고 사진을 찍지 않았지 뭐야~


다음 달에도 빨리 만나잔다. 4월 1일로 모임날짜를 잡고 나서 만우절이네~하며 웃었다. 절친남편이 찍어 준 사진을 보며 또 웃는다. 가까이서 찍으면 안 돼요, 멀찍이 찍어야 주름살이 안 보입니다. 친구는 유쾌한 이와 살고 있는데 집에서는 별로 말이 없단다.


집으로 돌아와서 닭장에서 알을 꺼내고 현역가왕 3 프로를 시청했다. 가볍게 저녁먹거리를 챙겨 먹은 화가가 졸린단다. 남은 것은 내일 보잔다. 맛난 과자 아끼듯 텔레비전을 껐다.


아침에 홍매화를 배경으로 '세상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 찬양을 했다. 홍매화 잎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다. 수영장에 가기 전에 우체국에 들러 이쁜 아이에게 달걀도 부치고 강습이 없는 날이어서 짧게 수영을 하고 나오니 물에게 인사만 했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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