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경치에 도시아파트로 산다
"달콩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미남이야"
"나는 요?"
"알콩이는 달콩이에게 못났다고 해서 좀 생각해 봐야겠어"
이쁜 아이와 영상통화 중에 달콩이가 목멘 소리를 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알콩이가 달콩이를 못났다고 해서 그렇단다. 알콩이가 좀 더 잘 생기긴 했지~ 이쁜 아이가 웃었다.
달콩이가 시골집은 마당과 마루가 있단다. 그래 마당은 흙으로 되어 있고 마루는 나무로 되어 있단다. 작가가 사는 집은 시골집이 아니고 도시의 아파트처럼 되어 있다고 했더니 잠깐만 기다리란다. 즐비한 아파트 건물을 보여주며 이런 집이냐고 묻는다.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내부구조를 말하는 거야~ 현관이 있고 거실이 있고 주방이 있으니 달콩이가 사는 아파트와 똑같은 구조야~ 시골경치에 도시아파트로 산다.
옛날 사람들은 종이가 귀해서 똥을 누고 뭘로 닦았는지 아세요? 알지~ 겨울과 여름에 쓰는 것이 달랐는데요? 그래~ 여름엔 뭘 썼어요? 나뭇잎으로 닦았지~ 겨울에는요? 짚으로 닦았지~ 와아,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어릴 때 그렇게 닦았거든~ 네에? 작가가 직접 겪었다고 하니 상상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겠지~
세바시 강연에 인공지능으로 우리의 미래가 파괴되지 않으려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단다. 세탁기와 식기세척기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 것처럼 인공지능도 활용해야 한단다. 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시험답안을 작성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은 암기식교육의 폐단이란다. 암기에 어려움을 겪는 작가를 위한 말이다.
화가가 헬스장에서 사귄 이들과 회식을 하는 동안 세바시강연도 듣고 영화도 보았다. 영화 보기를 시작하고 나니 자꾸보고 싶어 짧은 영화 몇 편을 본다. 감동을 주는 영화는 왜 옛날풍경을 그릴까?
아침에 영어공부를 하며 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인공지능안경이 번역을 해주고 귀에 꽂으면 외국인의 말이 저절로 우리말로 들릴 텐데~ 세바시 강연에서 정답을 찾았다. 말을 할 수 있어야 주도권이 있다.
부화기계를 미리가동시켜 놓으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갔더니 이크~ 벌써 종란이 도착해 있다. 바깥 창고에 있는 기계 앞에서 부지런히 작업하고 있으니 화가가 들어왔다. 창고 문이 열려 있더란다. 옷을 갈아입은 뒤에 의자를 가져와서 앉지는 않고 빗자루로 창고바닥을 쓸어준다. 화가는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100개의 종란이 하나도 깨지지 않았다. 장갑을 낀 손으로 하나씩 부화기 안에 넣고 물그릇 두 개에 물을 채웠다. 재부팅을 누른 뒤에 전란 버튼을 눌렀더니 유리구멍으로 달걀이 구르는 모습이 보인다. 21일 후면 병아리들이 알을 깨고 나올 것이다.
통영에 사는 친구가 '봄이면 생각나는 분'이라며 김소월에 대한 글을 보냈다. 국어선생님이 시를 외우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손드는 아이가 하나도 없었는데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니 모두 함께 부르더란다.
엄마야 누나야, 개여울, 진달래꽃, 금잔디, 강촌, 왕십리, 산유화, 초혼, 주옥같은 시들을 읽으니 가슴이 촉촉해진다.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봄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홍매화를 바라보며 개여울 노래를 부른다. 아득한 옛날 우리 집 앞을 가로질러 흐르든 도랑물 소리가 그립다. 단발머리 소녀가 졸졸졸 물소리 따라가며 도랑가의 노란 개나리에 눈이 부셨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