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매일 콩자루에서 콩하나를 꺼내 먹는 것이다

쑥 캐기와 달걀포장

by 이혜원

쑥을 캐면서 담장하나를 사이에 두고 컸던 한 살 아래의 조카를 떠올렸다. 밭에 가서 마늘을 뽑아 오라고 하면 그녀는 제일 크고 튼실한 것을 뽑아오고 그녀의 언니는 작고 볼품없는 것을 가져왔다.


마늘은 계속 자라니까 큰 것을 뽑아오면 다른 큰 것이 또 생긴다는 동생과 열매를 얻어야 하니 큰 것은 두고 작은 것을 뽑아서 먹어야 한다는 언니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다. 삶의 결과는 어떨까?


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휘둘림을 받고 동생은 형제와 가족 모두를 이끌며 주도적으로 살고 있다. 언니가 더 이쁘고 공부도 더 잘했더랬다.


인생은 매일 콩자루에서 콩 하나를 꺼내 먹는 것이다. 제일 좋은 콩을 선택할지, 볼품없는 콩을 가려서 먹을지는 오롯이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콩자루 안에는 언제나 제일 좋은 콩과 최고로 못난 콩이 있다.


수영강습을 마치는데 상급과 고급반이 먼저 수업을 끝내고 샤워실로 간다. 붐비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계속 수영을 하고 있었더니 샤워실로 향하던 선생님이 자유형 팔꺾기를 해 보란다. 앗싸~ 개인지도 시간이다.


오른쪽 팔꺾기는 제대로 하는데 왼손은 한 박자를 더한단다. 하나에서 물을 뒤로 밀치고 둘에서 앞으로 오는데 왼손은 물을 밀치고 멈추었다가 앞으로 온다는데 전혀 모르는 일이다. 정신을 빠짝 차리고 몇 번이나 시연을 보인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샤위실에 갔더니 꼭지 모두 주인이 있다. 목욕바구니를 바닥에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니 수영을 마치고 스파에서 몸을 풀고 있던 이들이 우루루 들어와서 각자 안면 있는 이들의 옆에 바구니를 올려놓았다. 새치기하면 안 되지요~


원칙을 따지면 왕따가 된다. 순서 1번이 꼴찌가 되어 샤워장에서 나오는 마지막 사람이 되었다. 머리를 말릴 시간도 없이 젖은 머리로 화가가 기다리는 차에 탔는데 이크~ 약속시간 10분 지각이다. 10분 정도는 예사롭지요, 화가의 말에 그저 웃지요~


쑥국을 끓였더니 화가가 이게 쑥국이란다. 도다리쑥국을 먹었는데 쑥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하여 쑥이 적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다. 햇빛을 듬뿍 받은 쑥으로 끓인 쑥국 덕분에 화가에게 동그라미를 받았다. 진심으로 해 주는 동그라미란다. 웃는다.


달걀을 거두고 쑥을 캐었다. 크고 튼실한 쑥을 골랐더니 전날보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쑥을 담았다. 쑥을 캘 때 깔고 앉았던 쌀자루에 그네 뒤편에 쌓여있는 낙엽을 빵빵하게 담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지난가을이 남긴 여운을 오래도록 즐기자.


달걀을 화장지로 감싸기 전에 사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60개를 보내는 것이 좋은지 90개를 보내는 것이 좋은지 물었더니 많으면 더 좋지요,라고 답한다. 다다익선(多多益善)~ 그렇지요. 신난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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