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

수영강습등록과 봄나들이

by 이혜원

수영중급반 3개월의 강습기간이 끝나가기에 다시 등록을 해야 한다. 선생님이 1번 주자 총무에게 상급반으로 올라가라고 하며 자신은 오후반을 맡게 되었단다. 오후반으로 옮길 수도 없고 어쩌면 좋으냐고 했더니 새로 오는 선생님이 잘 가르쳐 줄 것으로 믿는단다.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에게 상급반으로 가면 안 될까요? 물었더니 괜찮지요, 평형 접영 모두 다 할 줄 알잖아요,라고 답하며 상급반에 가서 힘이 들면 선생님들이 친하니까 의논해서 다시 중급반으로 내려오면 된단다. 내가 얘기했다고 하면 안 됩니다, 덧붙이기에 웃었다. 비밀이 생겼다.


등록창구에 체크카드를 내밀며 상급반으로 등록해 주세요~ 중급반에서 상급반으로 올라갑니다~ 의기양양하게 말했더니 고급반입니다,라고 한다. 상급반인데요~ 상급반은 없고 고급반에 40명을 등록한단다. 두 개의 레인을 맡아 가르치는 선생님이 편의상 상급과 고급으로 나눈 모양이다.


고급반으로 등록을 한 뒤에 샤워만 하고 나왔더니 초급반 때 작가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당직이란다. 선생님을 언제 만날 수 있나요? 작가의 응석받이 질문에 7월에는 만날 수 있다며 그때 초급과 중급을 가르칠 것이란다. 상급반으로 올라가는데요~ 닭대가리보다 용꼬리가 되고 싶어서요~


용이 되려고요? 상급과 고급반을 담당하게 된 선생님이 빡세게 돌릴 텐데요, 아~ 맞다~ 중급반에서 그 선생님을 겪어서 잘 안다.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잘못된 선택인가? 그럴 리가요~


작가가 초급에서 중급반으로 올라갔을 때 담당 선생님은 수업첫날 회원들에게 '열심히 가르쳐서 모두 상급반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 드릴 테니 잘 따라 주세요'했더랬다. 그때 잘 따랐는데 유급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 힘들면 중급으로 돌아와도 된다는 비밀 보험까지 있다. 힘내자~ 아자아자~


화가의 절친이 칩거를 시작했단다. 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하여 부인에게 연락했더니 남편이 밥도 잘 먹지 않고 누워서 지낸단다. 아픈 데가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더니 곁에서 보는 사람이 복장이 터진단다. 복장은 가슴 한복판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인데 옛날 어머니들은 가슴을 치며 복장이 터진다고 했더랬다.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화가가 가벼운 음성으로 함께 드라이브를 하자고 권해서 토요일에 차를 타고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네 사람이 차를 타고 갈 때는 친구에게 운전대를 맡기는데 화가의 친구가 새 차를 운전하는 것은 자신이 없다며 사양한단다.


교회를 다니는 분의 아들에게 부자아빠를 둔 친구가 있었다. 아들친구가 새로 뽑은 벤츠를 몰고 왔단다. 한번 운전해 봐도 돼? 빤짝거리는 벤츠를 몰고 신나게 달리던 아들이 가볍게 벽을 들이받았다.


아들의 친구가 부자아빠에게 전화를 했더니 '빨리 자리 바꿔!'라고 하더란다. 가족만 운전할 수 있는 보험에 들었던 것이다. 아들에게서 상황을 알리는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그러지 말라고 했단다. 차의 수리비가 3천만 원이 나왔고 큰돈을 지불했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평생 교훈으로 간직할 선택을 했단다.


작가가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리를 바꾸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저녁에 화가가 똘똘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상통화를 끝낼 즈음에 이쁜 아이와 통화를 하며 알콩이달콩이에 대한 쌈박한 소식이 없느냐고 묻는다. 아~ 있어요. 달콩이에게 너네 선생님 무섭니? 물었더니 쪼금, 이라고 답했단다.


왜? 선생님이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모두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란다. 어떤 상황인지 알겠다. 모든 상황에서 정직하고 씩씩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달콩이에게 '해도 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가르친 것이다.


화가의 친구부인이 쑥을 캐려고 과일칼을 챙겨 왔단다. 우리 집에 쑥밭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작가가 주스를 만들고 옥수수빵과 감말랭이를 내었더니 쑥을 캐던 친구부인이 주스만 마시고 얼른 일어나서 고개 한번 들지 않고 열심히 쑥을 캐어 소쿠리를 채웠다.


달걀한꾸러미를 선물로 건네고 배웅을 하는데 화단에서 싱싱하게 자라는 겨울초를 본 친구부인이 쑥국에 넣으면 참 좋겠단다. 겨울초를 뽑아서 쑥이 담긴 비닐봉지에 함께 넣어주며 과수원 평상옆에 겨울초가 수북이 나 있다고 알렸다. 이만하면 되었단다. 쑥캐러 또 오세요~


친구부인이 선물해 준 딸기를 씻어서 식탁에 차렸더니 한 개를 맛본 화가가 얼굴을 찡그린다. 신맛이 강하단다. 엄청 달고 맛나다고 했는데요~ 세 개씩 사이좋게 먹으려고 했는데 신맛 덕분에 네 개를 먹었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흙도 그대로이고 사람도 그대로인데 하세월만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