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뒤에 오는 편안함은 행복이다

청바지 구입과 삼선짜장

by 이혜원

목욕탕 탈의실에서 청바지 두 개를 샀다. 하나를 고르고 번갈아서 입을 것으로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입어보라며 건넨 청바지가 약간 조이는 느낌이다. 청바지니까~ 예사롭게 여기고 가져왔더니 이크~ 잘못 골랐다.


닭장에 가기 전에 상표를 떼고 청바지를 입었을 때는 몰랐는데 점점 불편해진다. 편하게 입는 옷이 청바지인데~ 일을 마치고 옷을 벗은 뒤에 나머지 하나를 입어보니 엄청 편안하다. 불편함 뒤에 오는 편안함은 행복이다.


교회 예배당에 들어갔더니 항상 앉는 자리에 남자집사님이 앉아 있다. 작가의 뒷좌석에 앉는 새 가족인데 한 칸 앞에 앉기로 했던 모양이다. 인사를 한 뒤에 옆으로 조금만 비켜주기를 부탁했더니 권사님이시지요? 알은체를 한다. 일부러 옮겨 앉은 모양이다.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가 쓴 수필집 '덕분에'를 잘 읽었다고 했더니 아내를 일찍 보내고 너무 힘든 기간에 대학노트 7권(9권?)에 써 놓은 것을 책으로 엮었단다. 아내는 많은 빚을 남기고 떠났는데 7년간 회사봉급이 압류되는 상황에서 어린 아들과 둘이서 살았단다.


그가 쓴 수필집에는 아들을 굶겨서 학교에 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되어있다. 가난과 엄마 없는 공허함으로 아들은 지독한 사춘기를 겪었는데 아들의 방황을 자신의 힘으로 고칠 수가 없어서 정신과교수와 상담을 했더니 '부모가 자식을 이길 수는 없다'라고 하더란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아버지는 져 주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나니 마음에 평화가 오더란다. 의대에 진학한 아들은 12학기 중에 6학기는 전액장학금을 받고 나머지는 일부장학금을 받았는데 300만 원 학비 중에 부담해야 하는 180만 원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며 살았단다.


형편이 나아져서 매달 200만 원을 벌 수 있었을 때는 30만 원을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를 저축했는데 아들이 인턴이 되어 돈도 벌어오니 눈덩이처럼 재산이 불어나더란다. 그의 얘기를 들으며 무대 뒤의 배경이 어두울수록 배우들이 더욱 환하게 빛나듯 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날이 어둡고 힘들었으니 오늘이 더욱 행복한 것 같습니다~ 동감이란다.


예배를 마치고 올케언니를 아파트 앞에 내려주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화가가 아~ 짜장면 먹고 싶어라~ 차를 타고 오면서 왜 교회밥을 먹으면 빨리 배가 고파지는지 모르겠다고 한 것은 민물낚시의 밑밥이었다. 낚싯대를 던지면 물어주어야 한다. 짜장면 먹으러 가요~


올케언니를 다시 차에 태우고 짜장면 맛집을 찾아 나섰다. 아파트 입구에서 손짜장을 팔던 이가 새로운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가서 다시 장사를 시작했단다. 맛난 손짜장을 두어 번 먹어본 추억이 있는데 남자사장님 팔이 아파서 기계로 면을 뽑는단다.


올케언니를 반갑게 맞이하는 여주인에게 메뉴 추천을 부탁했더니 삼선간짜장이 맛나단다. 한 그릇에 12,000원이다. 와아~ 비싸다~ 값이 비싸면 더욱 맛나다. 양념과 면을 비볐더니 그릇 가득한 삼선짜장면을 맛나게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짜장면이다.


춘분이 지나고 해가 많이 길어졌다. 오후 5시가 넘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햇살아래에서 닭장에 다녀왔더니 화가가 전화기를 건넸다. 달콩이가 작가를 찾는단다. 영상너머의 달콩이 얼굴을 보며 산수유꽃도 보여주고 피고 있는 수선화도 비추어 주었다. 와아~ 꽃이 많이 피었네요, 그렇지?


진달래꽃을 비추며 참 이쁘지? 이건 먹어도 되는 꽃이야~ 새가 와서 꽃을 먹는단다~ 열심히 설명하며 앞산에 핀 진달래꽃을 따서 한 움큼씩 먹었던 추억을 떠올렸다.


점심때 뭘 먹었니? 피자도 먹고 먹고 먹고 참외도 먹었단다. 화가가 이쁜 아이와 통화를 하며 성주농협판매장에 전화하여 참외를 팔면 보내주겠단다. 참외가 먹고 싶다는 뜻이다. 웃는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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