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풍과 병아리 육추
수영 3개월 강습을 마치면 강습생들 모두를 모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경기를 한다. 수영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에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더니 상급과 고급반끼리 팀을 이루어 경기를 시작했다. 잘한다~
경기가 재미나기에 쉬는 시간에 구경하고 있었더니 선생님이 우리도 할까요? 묻는다. 아니요~ 얼른 손사래를 쳤다. 경기를 한다면 도망을 가야 하나~ 했더랬다. 경쟁하는 것이 싫다.
중급반 총무가 수업 마지막 날에는 야외에서 짜장면파티를 한단다. 화가에게 참석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싫다기에 총무에게 불참을 통보했는데 간밤에 비가 내려 나무도 꽃들도 세수를 했고 해님이 빤짝빤짝 빛을 내니 아쉬운 마음 가득이다.
수영수업 도중에 주문을 미리해야 한다며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얘기하란다. 짜장, 우동, 짬뽕 두 가지 이름만 주문한다면 탕쓕~ 작가의 아재개그에 총무가 썰렁한 거 아시지예~ 라고 한다. 최불암이 할 때는 재미있었는데~
짜장면을 시키면 면이 불어 터지니까 간짜장을 하란다. 간짜장으로 통일을 합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간짜장으로 통일해서 시키겠단다. 맛나겠다~ 곱배기 하나와 보통 하나를 추가로 주문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참석 못해도 간짜장 값은 내겠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서 화가에게 전화를 걸어 수영강습을 마치는 송별회인데 메뉴가 간짜장이고 화가 몫으로 곱빼기를 주문했다고 알리며 싫으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더니 같이하겠단다. 송별회, 간짜장, 곱빼기 세 개의 낚시에 걸렸다.
하늘에는 흰구름 두둥실, 바람도 없는 따뜻한 봄날에 꽃이 만발한 동산에서 야외파티가 열렸다. 간짜장이 배달되기 전에 인증사진부터 찍었다. 봄소풍~ 참 오랜만이다.
중국집 배달가방에서 나온 것은 간짜장에 탕슉! 총무가 작가의 유모어에 반응을 한 것이다. 야호~ 곱빼기 두 개 중에 하나는 화가가 차지하고 다른 하나는 선생님에게 건넸더니 양념까지 싹싹 다 긁어먹고 깨끗한 그릇을 자랑한다. 새벽반까지 수영지도를 하려면 힘들고 배가 많이 고팠을 것이다.
선생님이 식사를 끝내는 것을 보고 나서 그동안 참 고마웠다는 인사를 했다. 잘 가르쳐 주시어 감사합니다~ 작가의 인사에 각자 한 마디씩 거든다. 가르침에 따르지 못해서 미안했습니다~ 3개월만 더 배우면 확실히 할 수 있겠는데 아쉽습니다~
언제 다시 만나느냐고 물었더니 3개월 뒤에 고급반을 담당하게 된단다. 앗싸~ 우리 반이다. 3개월 뒤를 기대한다는 말은 삼켰다. 총무와 작가만 상급(고급) 반으로 가고 다른 사람들은 유급을 선택했다. 3개월 뒤에는 모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뒷정리를 하는 모습에서 각자의 품성이 드러났다. 초급반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나이 어린 새댁은 과일 깎기도 자청하더니 물끼가 있는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일회용 그릇 두 개를 자신이 가져가서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겠단다. 참 멋진 여성이다.
총무의 커다란 가방에는 없는 것이 없어서 집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냐는 놀림을 받았다. 아침 일찍 모임장소에 다녀갔단다. 나무데크에 물이 있는지를 살피고 푹신한 깔판을 네 개나 미리 깔아 놓았다. 한 사람의 희생이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한다.
집으로 돌아와서 병아리 육추기부터 살폈다. 두 개의 육추기 안의 병아리들이 많이 똘망똘망해지고 움직임이 빠르다. 전구의 불은 양쪽 모두 왔다 갔다 종잡을 수 없지만 그런대로 작동이 잘 되고 있는 모양이다.
소풍을 다녀왔더니 노곤해서 잠시 낮잠을 즐겼다. 꿀맛 같은 낮잠 뒤에 닭장에서 알을 꺼내어 와서 씻은 뒤에 냉장고에 있는 달걀까지 꺼내어 낱개 포장을 해 두었다. 아침 시간은 바쁘기에 하루 전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다.
맨드라미와 꽃양귀비는 3월에 씨를 뿌려서 7월에 꽃을 본다. 3월의 마지막 날이기에 씨앗봉지를 들고 나왔지만 어디에 뿌려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서 잔디에 난 토끼풀부터 뽑았다. 한번 뽑아 주었는데 언제 이렇게 번졌을까~
일요일에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웃의 누나가 잔디밭에서 토끼풀을 뽑는 모습을 보았다. 제주도에 산다는 누나는 가끔씩 혼자 사는 남동생집으로 와서 집안일을 해 주는데 군데군데 번진 토끼풀이 많아서 언제 다 뽑나~ 걱정했더랬다.
눈앞에 보이는 토끼풀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부터 위를 보고 걷겠습니다~ 화가에게 선언했더니 그러란다. 맨드라미와 꽃양귀비 씨앗을 어디에 뿌리면 좋을지 물었더니 석류나무 아래와 장의자 앞에 뿌리면 좋겠단다. 알겠습니다~
육추기 안에 있는 병아리에게 사료를 듬뿍 넣어주었다. 사료통 안에 들어가서 먹고 있던 병아리가 얼른 밖으로 나온다. 아직 몸집이 작아서 사료통구멍으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모양이다.
밴드에 지난해 이맘때 쓴 글이 떴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외손자가 수영을 한다는 글을 올리고 작가가 할아버지 뻥이 심하다는 답글을 달았다. 지난해 이맘때 돌보던 손자는 엄마품으로 돌아가서 어린이집에 가고 있다는데 얼마나 더 컸을까~ 아이가 자라는 속도에 비하면 어른은 아주아주 천천히 익는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