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두 사람이 뉴스를 주고받았다

신발과 모종구입

by 이혜원

화가가 신발을 사야겠단다. 예배를 마친 뒤에 큰올케를 집 앞에 태워주고 어시장 신발가게에 들르기로 했다.


부활절 예배에서 막냇동생 목사님이 고난주간 새벽기도에 나온 성도 비율이 여성 90% 이지만 남성의 숫자가 적다고 실망하지 말란다. 예수님 승천 후에 순교한 이들이 모두 남성이란다. 맞는 말씀인데 뭔가 이상하다. 예수님 12제자는 모두 남자다.


샬롬(평안)이신 예수님이 부활하셨다. 부활절 예배에서 평안에 대한 예화가 마음에 남았다. 어느 나라 왕이 평화를 상징하는 그림을 원했다. 화가들이 가을 황금들판의 평화로운 모습, 호수의 잔잔한 물결을 평안한 모습으로 그렸지만 왕은 의외의 작품을 최고로 선택했다.


그림에는 천둥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배경 속에 우뚝 솟은 커다란 바위하나, 자세히 보니 바위 속에서 작은 새 하나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평화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누릴 수 있는 안온함이다.


영국의 처칠 수상이 유언으로 자신의 장례식에는 시작할 때 취침나팔을 불고 끝날 때는 기상나팔을 불어달라고 했단다. 믿는 자는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여 영생을 얻는다.


구역장이 두 달 일정으로 서울 출장을 가면서 구역예배 인도를 부탁했다. 부활절에는 오후 연합예배 때문에 구역예배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구역예배 마치고 나서 오후 3시 연합예배를 간단다. 이크~


구역예배를 인도하기 전에 원로목사님 자리를 구역장 자리와 맞바꾸었다. 벽시계가 구역장 자리 뒤편에 걸려 있기에 마치는 시간 확인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인데 설명을 하기도 전에 원로목사님이 구역장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며 웃는다. 무슨 일이든 긍정으로 받아들이니 고맙기 그지없다.


큰올케를 집 앞에 내려주고 신발가게로 가는 도중에 어시장 입구에서 내렸다. 화가가 신발을 고르는 사이에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며 필요한 것들을 사야겠다.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에 사고픈 것들이 천지삐까리다.


조개와 홍합부터 사고 뼈를 발라놓은 생멸치도 샀다. 미나리와 청양고추를 담고 오이도 한 무더기 담았다. 생선가게에서 뾰쪽조기 네 마리를 샀더니 안주인이 고등어 한 마리를 덤으로 준다. 단골대접이다.


신발가게로 화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복병을 만났다. 길가에 즐비한 모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쑥갓, 들깨, 오이, 가지, 고추 두 종류, 토마토 두 종류, 보이는 대로 달라고 했더니 모두 합쳐서 4만 1천 원이란다.


집으로 돌아와서 닭장에서 알을 꺼내어 별관문 안에 넣어놓고 손바닥만 한 텃밭에 쑥갓부터 심었다. 들깨는 대문 앞의 공터에 심어 두고 오늘은 이만~ 남은 모종은 별관 안에 넣어놓았다.


달걀을 씻어놓은 화가가 달콩이와 통화를 시작했다. 전화기를 넘겨받아 육추기 안의 병아리들을 보여주었더니 엄청 많단다. 손으로 병아리를 잡아도 되느냐고 묻기에 한 마리를 잡아 비춰준 뒤에 쑥갓 심은 것도 보여주고 싹이 난 상추도 비춰주고 구입한 모종을 종류별 소개했다.


달콩이가 태권도 선생님에게서 받은 스티커 자랑을 한다. 세 개나 받았단다. 태권도 품새 시범까지 보여주어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시골과 도시의 특파원 두 사람이 뉴스를 주고받았다.


저녁먹거리를 챙겨 먹은 뒤에 시장에서 산 것들을 냉장고에 넣고 미나리는 데치고 고등어를 구웠다. 구수한 냄새가 진동하니 화가가 프라이팬에 담긴 채로 고등어를 식탁에 올려달라고 한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나~ 배 안에 넣어두는 것이나~ 후자가 훨 낫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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