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 심기와 부화기 청소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부터 해야 하는데 가끔씩 서로 먼저 나서겠다고 하여 헷갈린다. 모종을 심는 것과 토끼풀을 뽑는 것, 둘 중에 어느 것이 중요하고 급할까?
모종은 땅에 심어야 자란다. 토끼풀을 빨리 뽑으면 더 이상 번식하지 않아 일거리가 줄어든다. 서로 중요하고 급하단다. 너네들 둘, 모두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야~
병아리 부화가 끝난 지 열흘이 되었는데 부화기 청소를 하지 않았다. 부화가 끝나고 곧바로 부화기를 청소하면 물기가 남아있어서 수월한데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부화되지 않은 알들이 부패하기 전에 청소를 해야 할 텐데~
화가가 고추와 가지모종은 손바닥만 한 텃밭에 심으란다. 텃밭의 가장자리에 심으면 가꾸기가 수월할 것이란다. 가지모종은 텃밭 중앙에 심고 고추는 잔디와 텃밭의 경계에 심었더니 참 잘했다며 어깨까지 닿는 길이의 지지대를 하나씩 안겨주기에 웃었다. 고추와 가지가 아무리 애를 써도 지지대 절반쯤 자랄 것이다.
달걀을 거두려고 닭장으로 가는 길에 심어놓은 토마토와 오이모종이 추위에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모종 심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지만 급한 일은 아니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시니라 (잠 16:9)
닭장에서 거둔 달걀을 별관 문 안에 넣어두고 고추와 가지모종을 심은 뒤에 부화기 청소를 시작했다. 부화기 안을 수건으로 닦아내고 철판 두 개를 씻으려고 내어왔더니 화가가 도와준단다. 둘이서 일을 하니 좋지요? 그럼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이쁜 아이에게 달걀을 부치려고 우체국에 갔더니 장날이다. 택배접수를 끝내고 축협마트에서 오리고기와 바나나를 산 뒤에 난장에 펼쳐놓은 딸기바구니 안의 나무두릅을 샀다. 1만 원이란다~ 지난해에는 5천 원이었는데~
두릅값을 치르고 나니 옆에 있는 엄나무순이 아주 좋으니 사란다. 얼마인가요? 이것도 1만 원입니다. 권한 장사 밑 안 간다고 했는데 주세요~ 장사하는 사람이 권하는 것은 좋은 겁니다. 맞아요~
점심상에 미나리와 삼잎국화나물에 머위와 시장에서 사 온 두릅과 엄나무순까지 넓은 초원이 펼쳐졌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오리고기를 구워 프라이팬 그대로 올려 상추쌈으로 맛나게 먹었다.
화가가 저녁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겠단다. 네~ 주스 한잔만 드리겠습니다~ 배와 키위와 말린 자두를 갈아서 주스를 만들고 바나나와 참외와 고구마를 차렸더니 바나나도 참외도 고구마도 절반씩 먹는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밀린 일을 했더니 개운하다. 일요일에 사둔 고추와 가지모종을 심었고 병아리 부화기 청소를 마쳤다. 꼭 해야 되는 일이 중요하고 급하고 우선순위 1위이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