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비 오는 날 부침개와 낮잠

by 이혜원

비 오는 날은 부침개가 최고란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바라보니 부침개 맛이 그리운 모양이다. 그럼요~ 부침개 만들어 드릴게요~ 매운 고추를 넣어야 맛나단다. 그럼요~ 청양고추 넣을게요~


대문 앞의 화단에서 자라고 있는 부추부터 잘라왔다. 사위도 안 준다는 첫물부추가 비를 맞고 싱싱함을 자랑한다. 냉장고 안에서 청양고추와 홍합을 꺼내고 달걀 3개를 깨뜨려 넣고 나서 멸치다시물을 조금 더 부었다.


반죽을 완성하고 나서 반찬거리를 꺼냈더니 오리고기가 나오기에 썰어 넣었다. 홍합은 어시장에서 사 온 것을 몽땅 넣었으니 부침개 재료가 풍성하다.


시골에서 살고 있는 둘째 올케는 종종 추억을 떠올린다. 작가가 만든 먹거리들이 맛나더란다. 장날에 찐빵을 만들어 먹자고 했더니 팥을 꺼내와서 삶아 찐빵앙꼬로 듬뿍 넣고 대나무소반에 흰색천을 깔아 커다란 솥에서 쪄낸 찐빵 맛이 일품이었단다.


장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종자씨로 남겨둔 팥이 크게 줄어든 것을 발견했지만 작가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런 분이셨다. 책벌레 철부지가 종자씨로 남긴 것을 어찌 알겠는가~


부침개를 구워내었더니 작가의 요리솜씨가 정말 좋아졌단다. 주먹동그라미 두 개를 받았다. 앗싸~ 싱싱하고 풍성한 재료 덕분이다.


비 내리는 날은 부침개도 좋지만 더욱 좋은 것은 빗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낮잠이다. 달콤한 낮잠에 빠져서 알을 거두는 것도 병아리를 돌보는 것도 미루고 싶어진다. 한참 동안 따뜻하고 포근함을 즐기다가 벌떡 일어났다. 게으름의 싹은 애시당초 잘라내어야 한다.


닭장에서 알을 거두고 육추기의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주며 꼭 해야 할 일이 있음이 참 고맙다.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면 밤잠 들기가 어렵고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날 컨디션이 엉망이 된다.


참외를 주문해야 한다고 했더니 화가가 이쁜 아이에게도 보내 주란다. 식구가 많으니 이번에는 두배로 보내주어야 한단다. 사부인에게 참외를 보내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진작에 떨어졌단다. 그렇구나~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전 3:1~2)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땀 흘려 가꾸어야 가을에 풍성한 수확이 있다. 심고 가꾸는 시기를 열심히 살고 있는 이쁜 아이를 응원한다.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오랫동안 통화를 하는 중에 사부인이 전화를 걸었단다. 통화 중에 다른 전화가 걸려왔다는 안내도 없고 부재중 전화 표시도 없으니 어찌 된 일일까~ 사부인이 전화를 걸어오는 것을 알았다면 얼른 통화를 끊고 받았을 것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KT가 예전처럼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면 좋겠다.


밴드에 1년 전에 썼던 글과 영상이 떴다. 과수원에 걸린 솥옆에 노란 유채꽃이 피고 꽃을 배경으로 '개여울'노래를 불렀더랬다. 유채꽃은 올해도 변함없이 피었는데 노래를 부른 이도 과연 그럴까?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