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콩이와 영상통화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보고 나서 곶감으로 말리고 있는 대봉감에 비닐을 씌웠다가 벗기기를 반복했다. 밤중에 비가 내릴 수 있기에 비닐을 덮어두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비닐을 걷어 두고 운동을 다녀왔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시각이 시시때때로 바뀌더니 저녁 6시부터 80% 비가 내린단다. 늦은 오후에 비닐을 다시 씌웠더니 밤세수를 할 때 창밖에서 빗소리가 들린다. 화가에게 비소식을 전했더니 그래요? 하며 즐거워한다. 비가 즐거운 것이 아니라 씌워놓은 비닐이 제 역할을 하게 되었으니 기쁜 것이다.
화가가 별관 청소를 깨끗하게 했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의령을 방문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우리 집에도 올 것이라 여기고 손님맞이 별관 정리를 했는데 청소해야 할 곳이 많더란다. 일거리가 많아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부를 때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했단다. 귀농이 아닌 귀촌생활은 일 아껴두는 것이나 돈 아껴두는 것이나 매일반이다.
아침에 영어공부를 끝내고 나니 달콩이가 영상통화를 청해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곳이 우리 공부방이에요~라며 책장과 책을 비추고 이어서 침실을 보여주며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자마자 1월 1일이 되면 알콩이와 둘이서 자게 된단다. 입학은 3월인데 언제부터인지 헷갈리지만 날짜가 빠른 1월 1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사를 가게 되면 이제 따로 자야 하지 않겠느냐고 달콩이에게 은근한 압력을 넣었더니 똘똘이가 혼자서 잠을 자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함께 잠을 자 주어야겠단다. 배꼽이 아프게 웃음이 나왔지만 참았다. 어른이 되어 되돌아보면 참 아름다운 추억이 될 거다.
알콩이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단다. 입을 벌리고 자고 있는 알콩이의 모습을 보니 평화롭다. 이사하기 전날 밤에 갑자기 알콩이가 아파서 병원응급실에 다녀왔다는 소식을 사돈어른께 들었다. 달콩이가 감기를 앓고 나자 곧바로 알콩이가 아팠는데 독감이라 힘들면 어쩌나 했지만 일찍 조치를 하는 바람에 빨리 나을 것 같단다. 잠이 보약이다.
이어서 옷방을 비추어주며 꼬꼬할머니방에 있던 거울을 가져와서 이곳에 놓았습니다~라고 한다. 익숙한 거울을 보며 그래~거울은 옷방에 있어야지~라고 답했다. 이제 식당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하며 이쁜 아이가 일하고 있는 공간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특파원 기자님~했더니 기자는 싫단다. 특파원 기자보다 더욱 훌륭한 기자님이라고 칭송했다. 멋진 기자님이다.
이사를 할 때 가장 어려웠던 일은 카드를 챙겨 오는 일이었단다. 새로 장만한 소파 위에 늘어놓은 카드가 여러 장이다. 한 장씩 비춰주며 이름을 소개하는데 카드각각의 위쪽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몇 장의 카드는 진화를 한 것이란다. 머리가 두 개네? 작가가 질문을 했더니 진화과정까지 설명해 준다. 훌륭한 기자님이다.
똘똘이가 전화기를 넘겨받아 잠에서 깬 알콩이 모습을 비춰주고 이어서 이쁜 아이가 받아서 통화를 끝냈다. 달콩이와 통화로 행복 가득한 아침이 되었다.
목욕을 다녀온 화가는 사돈어른의 전화를 받았다.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더란다. 남자 다섯에 여자 한 명이 오더니 이삿짐을 옮기고 짐정리를 하는데 역시 전문가들이 다르더란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일이 수월하게 끝났단다. 이사를 하고 나서 등기이전까지 마쳤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소식을 전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얼른 만나자는 인사로 통화를 끝냈다.
수영수업이 없는 날이어서 파크골프운동을 갈까~하다가 새코롬한 날씨여서 수영을 가기로 했다. 느지막이 출발하여 30분 정도만 수영을 하고 나왔더니 고급반 회원이 작가가 늦게 오고 일찍 간단다. 굵고 짧게 운동했습니다~라고 답했더니 거참~말이 되네요. 하며 웃는다. 잠시도 쉬지 않고 배영발차기와 자유형과 평형에 접영까지 했더랬다.
배영발차기를 하고 있으니 낯선 남자가 옷을 입고 수영장을 한 바퀴 돌고 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나서 자세를 잘 잡아주며 잘 가르쳐주신다는 저녁반 선생님이냐고 물었더니 머쓱해한다. 배영발차기를 할 테니 한번 봐 달라는 부탁을 하고 나서 발차기 시연을 했다.
배를 너무 내미는데 그러지 말고 어깨를 내리란다. 어깨를 내리면 배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단다. 선생님이 배를 내미라고 해서 일부러 그런다고 답했더니 가르치는 강사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자신은 그렇게 가르친단다.
아~네~공손히 답했더니 허벅지부터 움직여서 발차기를 해야 하는데 무릎부터 움직이는 경향이 있단다. 심한 것은 아니니 조금만 수정하면 되겠단다. 조금만 수정하면 되겠다니 엄청난 발전이다. 힘차게 배영발차기를 시작한다. 허벅지부터~초급수영 시작할 때부터 들었다. 문제는 실천이야!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약 2:14)
점심반찬으로 화가는 흑돼지고추장볶음, 작가는 부세조기 구운 것을 먹었다. 화가에게 조기 살코기를 권했더니 돼지고기를 혼자서 다 먹을 테니 생선은 작가가 다 먹으란다. 고추장볶음을 다 먹고 난 화가가 적당한 양에 적당한 맛이라며 계속 이 맛과 양을 유지해 주면 좋겠단다. 어려운 주문이다.
닭장에서 알을 꺼내 오면서 꽃사진을 찍었다. 별관 옆에 핀 가을국화가 정말 예뻤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