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소바 맛집
똘똘이가 이사를 했다. 이쁜 아이가 벌써부터 이사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결정을 미루다가 올해에 와서야 마음을 정하고 보금자리를 옮긴 것이다.
살던 곳보다 오래된 아파트이고 주위 풍광이 더 시골스럽지만 옮긴 이유는 알콩이달콩이의 교육을 위해서였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어서 그곳으로 옮긴단다. 이쁜 아이에게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실천하니 장하다고 응원했다.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을 구입해 본 적이 없다. 집값이 올랐다고 땅값이 올랐다고 자랑한 적은 있지만 집은 잘 살기 위한 보금자리라고 여기며 살았다. 앞으로도 그 마음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수영수업을 받는 도중에 선생님이 작가의 스노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단다. 벗겨서 살펴보더니 숨 쉬는 부분의 고무패킹이 찢어졌다며 접착밴드를 붙여서 쓰는 방법이 있단다. 감사합니다. 새로 구입하면 됩니다.라고 답하고 어제 오후에 창원의 파도공장으로 스노클을 사러 갔다.
창원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천천히 운전해서 다녀오는 도중에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어서 달걀을 거둘 수 있겠느냐는 화가의 물음에 장담은 못한다고 답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차문을 열고 쏜살같이 나와서 우주복을 챙겨 입은 뒤에 닭장으로 향했다.
사료도 주고 달걀도 거두고 나서야 한숨 돌린다. 황혼이 깃든 시골풍경이 따사롭다. 돌아올 집이 있고 할 일이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내 집이 좋다.
본 향
우리에게는 돌아갈 본향이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머니의 부르시는 소리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듯이, 군복무를 마친 군인들이 정든 전우들을 뒤로하고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듯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인생의 황혼이 저물면 사랑하는 자녀와 형제, 이웃을 뒤로하고, 하나님 부르시는 영원한 본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김해하늘영광교회)
막냇동생 목사님 부부가 전도사 두 사람을 태워서 심방을 왔다. 전도사 한분이 화가에게 점심식사 대접을 해야 한다고 하여 짬을 내어 온 것이란다. 소바를 먹겠다고 하여 단골집 풀내음으로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장사를 쉰단다. 1일 15일이 휴무로 알고 있는데 무슨 일일까~궁금증은 접어두고 화정소바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수영장 탈의실에서 '화정소바집에서 만나자.'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수영을 하는 이가 가는 곳이라면 맛집이 틀림없을 것이기에 주저 않고 선택한 뒤에 전화를 걸었더니 번호표를 뽑아 놓겠지만 기다려야 할 거란다. 의령에도 번호표를 뽑아야 될 정도의 맛집이 있었나~등잔밑이 어둡다.
식당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주인장이 28번 번호표를 건네준다. 앞에 세 팀이 있으니 미리 음식주문을 한 뒤에 기다리라고 하여 온소바 곱빼기 셋 보통 셋, 메밀전병 두 접시를 주문하고 계산까지 마쳤다. 먼 길을 왔으니 식사대접은 당연한 일이고 방문기념선물로 망개떡까지 준비해 두었다.
온소바를 먹어보더니 모두들 풀내음 소바가 훨씬 낫단다. 육수가 더 맛나고 소바에 메밀이 더 많이 들어가서 그렇단다. 화정소바 식당 안에는 맛집방송 소식들이 그득하지만 풀내음은 황토벽 그대로이다. 풀내음이 그립다.
식대를 내지 못한 전도사님이 맛난 차를 사겠단다. 단골찻집으로 가서 전도사 두 사람이 와플을 주문하기에 와플대학 대표이사의 다니엘 기도회 간증 영향이 아니냐며 웃었다. 와플 제고가 하나밖에 없다며 다른 것으로 주문해 달라고 한다. 역시나~방송의 영향이 여기까지 미쳤다.
화가가 이사를 잘했는지 궁금하다며 이쁜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보란다. 아침나절에 사돈어른에게 전화를 걸어서 순조롭게 이사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으세요~하려다가 참을성을 발휘하여 전화를 걸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삿짐 정리로 바빠서 나중에 따로 연락을 드리겠단다.
잠을 자려고 누웠더니 전화벨이 울렸다. 똘똘이의 얼굴이 비치는 영상전화를 받았더니 정리를 모두 끝내고 저녁식사까지 마쳤단다. 알콩이달콩이도 비추어 주고 카메라를 360도 한 바퀴 돌려서 주위 풍경을 비춰주니 익숙한 식탁에 익숙한 의자가 보인다. 식탁은 그대로 가져가더라도 의자만이라도 바꾸겠다고 했다가 의자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단다.
화가가 똘똘이에게 이쁜 아이가 바꾸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 주라고 하란다. 똘똘이는 간섭하는 것을 싫어한답니다.라고 답했더니 참 매정한 사람이란다. 웃는다.
12,000원 달셋방에 냉장고를 들였을 때는 얼마나 뿌듯했는지, 주택에 이사를 하고 나서도 한참 뒤에 화장대를 가졌는데 손때 묻은 화장대를 볼 때마다 정겹다.
집을 마련하며 얻은 대출이 걱정되어 퇴근하여 리어카를 끌고 풀빵 장사라도 해야 하나 궁리를 했었다. 집 살 때 얻은 돈은 빨리 갚아지더라~선배의 조언처럼 풀빵장사를 하지 않아도 열심히 살다 보니 빚은 사라졌다. 화장대도 그때 장만했다.
이쁜 아이는 작가가 누렸던 소소한 즐거움은 가지되 큰 어려움은 겪지 않기를 바란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살아도 살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믿는다. 힘내라! 응원한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단감을 가져와서 망개떡과 맞바꾸었다. 태추단감 맛에 길들여져서 단감 맛이 덜할 줄 알았는데 깎아서 먹어보니 맛나다. 단감 두 개를 연거푸 맛본 화가가 생식은 먹지 않겠단다. 홍시감 하나를 잘라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