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마치' 책 읽기

갈치조림과 김장김치

by 이혜원

'미들마치' 책 두 권을 모두 다 읽었다. 영국작가 조지 엘리엇이 쓴 1,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세계문학전집 장편이다.

신문에서 책에 대한 글을 읽으며 수천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방대한 양이라기에 마음이 동했다. 글을 쓴 이는 자신이 책을 끝까지 다 읽어내었다는 것이 대견하단다. 한번 도전해 보자며 책을 주문했다.


조지 엘리엇의 본명은 메리 앤 에번스이다. 16세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공부를 중단하고 아버지를 봉양하며 독자적으로 공부를 한 그녀의 해박한 지식은 '미들마치'책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책은 참 재미있다. 1권보다 2권이 재미있고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긴장감이 더해서 잠자기 전에만 읽었던 것을 한낮에도 읽어야 했다. 사랑의 결말이 어떻게 나는지 무척 궁금했다.


옮긴이의 작품해설에는 대부분의 사랑이야기가 '두 사람이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나지만 '미들마치'는 결혼하고 나서의 삶도 사실적으로 묘사해 주었단다. 작가 엘리엇도 자신의 작품이 남다르다는 것을 피날레에 언급했다.


'수많은 이야기의 도달점이었던 결혼은 아담과 하와에게 그랬듯이 지금도 위대한 시작이다.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신혼을 보냈지만 황야의 가시밭과 엉겅퀴 덤불에서 첫아이를 낳았다. 결혼은 지금도 가정 서사시의 시작이니 다가오는 세월을 절정으로 이끌고 노인이 되어 함께 나눈 다정한 기억들을 수확하는 완벽한 결합을 차차 이루어 내거나 아니면 돌이킬 수 없이 잃어버리고 만다.'(2권 P658-9)


책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결혼이야기 중에 메리부부의 노후가 가장 마음에 든다. 어릴 때 우산에서 떼어낸 동그란 금속반지로 사랑고백 소꿉놀이를 하던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맺어져 '미들마치'의 집에서 창밖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노년을 보내는 모습이 참 좋다.


'미들마치'는 조그마한 중소도시 이름이다.


수영장 물속에 들어가기 전에 자그마한 스파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며 왕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7개의 개인 공간이 있는 스파에 딱하나가 남아서 작가가 차지했더니 뒤따라 들어온 이가 '먼저 온 사람, 방 빼세요~'한다. 모두들 웃다가 왕언니 한 사람이 방을 물려주고 나서 반찬을 만들어 두었지만 잊어버려 먹지 못한 얘기를 하니 너도나도 그랬단다.


전자레인지를 열었더니 갈치조림이 들어 있어서 버려야 했다는 또 다른 왕언니에게 갈치조림 맛나게 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그냥 하는 대로 하면 된단다. 간장은 뭘 쓰느냐고 구체적으로 물었더니 맑은 몽고간장을 쓰고 마늘을 듬뿍 넣고 풋고추를 갈아 넣고 고춧가루와 양파를 넣는단다.


냉동고에서 말린 갈치를 꺼내어 씻어놓고 왔더랬다. 무 하나를 잘라서 꼭지 부분은 나물로 만들고 나머지는 얇게 썰어 넓은 냄비바닥에 깔고 그 위에 갈치를 얹고 왕언니가 가르쳐 준 양념들로 덮었다. 갈치조림으로 맛난 점심식사를 하며 단품이 좋아~라고 한다. 화가는 입에 맞는 한 가지 반찬이 좋단다. 동감이다.


점심준비를 하는 동안 화가가 닭사료를 옮겨주었다. 네 부대를 가져가서 커다란 통에 넣고 나니 한 부대가 남아서 빈닭장에 두었단다. 닭장으로 가서 부대에 있는 사료부터 꺼내어 썼다.


저녁설거지를 하고 있으니 재종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장을 끝냈으니 김치를 가져가란다. 목요일에 근처로 갈 일정이 생겨서 그때 가져오겠다고 답했더니 날씨가 쌀쌀하고 김치통을 둔 곳이 응달이어서 하루쯤 늦게 가져가도 괜찮겠단다.


처제네 김장은 자신이 담아주어야 한다며 형부가 김치 속을 넣었단다. 남자가 뭘 잘하겠니~ 아무리 말려도 안되더라~언니의 하소연에 웃었다. 해마다 동네 언니들과 했는데 올해 김장은 남자 셋과 함께 했단다.


동네언니들이 김장을 도와줄 때는 모자라는 양념이나 그릇 챙겨주는 일만 하면 되었는데 남편과 아들 둘이 하게 되니 일이 더 많아지더란다. 돼지고기를 사 온 큰아들이 김장은 가족끼리 하는 것이 대세라고 한단다. 동네언니들과 모여서 김장하는 문화는 이제 끝이라고 하네~언니의 말에 쓸쓸함이 묻어있다.


화가가 내년부터는 자신이 가서 김치양념을 넣어주겠단다. 언니는 제부가 하면 잘할 것 같다며 맞장구를 쳐 준다. 웃었다.


곶감 도둑이 새라는 것이 밝혀졌다. 곶감을 물고 가다가 팔각정 옆에 떨어뜨려서 먹다가 남긴 것을 증거로 채택했다. 화가가 말리는 곶감 위에 채반을 덮어 놓았다. 용용 죽겠지~


그네 주위에 쌓인 낙엽을 보며 작품이네~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아야 한다. 홍매화 나무 아래에 키가 작은 망초꽃을 보며 감탄했다. 여름엔 흔해서 예사로운 망초도 겨울엔 귀한 꽃이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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