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청을 만들었다.

콜택시와 초밥뷔페

by 이혜원

유자청을 만들었다. 지난해 이맘 때는 벌써 유자청을 만들어서 이쁜 아이에게 선물도 했는데 올해는 늦었다. 유차청~떠올랐을 때 곧바로 남해유자 10킬로와 원당 10킬로를 주문했다.


아침에 수영장으로 가기 전에 커다란 고무통에 물을 가득 담고 베이킹 소다를 풀어서 유자를 담가 놓았다. 점심식사를 한 뒤에 유자가 잘 있는지 살폈더니 터진 것이 3개나 나왔다. 유기농이라고 자랑하더니 껍질에 주근깨가 다닥다닥하다. 손질하기 어렵겠다.


유자를 씻어서 채반에 담아 별관 안으로 옮긴 뒤에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내고 나무도마를 찾아서 썰기를 시작했다. 유자 하나를 네 도막으로 자른 후에 속을 꺼내어 알을 분리한 뒤에 썰기를 하니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알을 꺼낼 때 묻은 유자액이 손에 묻어서 도마질도 시원치 않다. 도와주세요~


화가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은 쉬어야 하는 때~라고 답한다. 이걸 언제 다하나~어깨가 축 늘어져서 일을 하고 있으니 화가가 짠~하고 나타난다. 전화를 받고 나니 쉴 수가 없더란다. 노란 고무장갑을 건네며 유자알을 분리하는 작업을 부탁했다. 분업은 좋은 것이야~


유자 썰기 절반을 넘기니 목도 뻐근하고 다리도 아프다. 화가가 권하기에 앉아서 일을 해보니 힘이 더 든다.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려는데 이걸 언제 다하나~중단했다가 내일 할까? 내일도 모레도 만남약속이 있으니 그럴 수도 없다. 양이 많으니 이쯤 하고 남은 유자는 관상용으로 즐길까?


화가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서 그만두자는 얘기도 꺼내지 못하고 칼질을 하다 보니 마지막 유자까지 썰었다. 장거리 마라톤에서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어 하다가 결승점에 도달한 기분이다. 완주했어요. 야호~


마무리는 화가가 해 줄 테니 저녁준비를 하란다. 생식으로 식탁을 차리고 있으니 별관으로 건너와서 검사를 해 주어야 한단다. 원당을 넣어 유자와 버무려서 다독거리는 작업까지 완벽하게 한 뒤에 청소까지 깨끗이 해 놓았다. 이럴 줄 알았어요. 참 잘했어요.


아침에 늦잠을 잔 화가에게 콜택시를 부를 테니 평소처럼 느긋하게 목욕을 다녀오라고 했더니 어떻게 그런 쌈박한 아이디어를 내었느냐며 반색을 했다. 느긋하게 챙겨 먹고 단골콜을 불렀더니 지금 장거리를 뛰고 있단다. 큰일 났다. 시간을 빠듯하게 재단해 놓았는데~


114에 문의를 했더니 AI가 답변을 하다가 작가의 경상도 사투리를 알아듣기 힘들었는지 상담사를 연결해 주겠단다. 상담사는 지금 다른 전화를 받고 있다. 바쁘면 세상 모두 바쁘다.


상담사가 알려준 번호로 호출한 개인택시 사장님을 기다리기 위해 팔각정으로 나갔더니 화가의 동창생부인이 화장을 이쁘게 하고 걸어왔다. 병원에 가야 한단다.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일하며 얻은 피로를 내년 봄까지 말끔히 걷어내어야 한다.


개인택시 안에서 사장님의 명함 한 장을 가져와서 전화기에 수록해 놓았다. 단골콜 사장님은 1000원을 깎아 주는데~정액 요금을 받아서 후순위이다. 급할 때만 전화할 거다.


점심반찬으로 사제의 부인이 선물해 준 무청된장무침을 먹었더니 정말 맛나다. 농사지은 무청의 껍질을 벗겨 삶아 된장에 버무려서 준 것을 멸치다시물을 넣고 빨간 고추를 다져 넣었더니 꿀맛이다. 정성에 성의가 더하면 환상적이 조합이 된다.


저녁설거지를 하기도 전에 영어수업시간이 다가왔다. 인터넷으로 접속을 해 두고 서둘러 그릇을 치웠더니 선생님이 작가가 제1착이니 시작기도를 해 달라고 한다. 목이 뻐근하고 다리도 아프고 오늘은 결석할까~했는데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를 잘했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쿠우쿠우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깔끔한 분위기에 평일에는 할인을 해 주어 가성비가 좋고 차까지 마실 수 있어서 참 편안하더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11년에 설립된 초밥뷔페집인데 본사는 성남 분당에 있다.


쿠우쿠우는 일본어 쿠우(먹다)를 두 번 붙여 만든 이름인데 '먹고 또 먹어'의 뜻이란다. 뷔페 음식이 왜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는지 살폈더니 차려진 맛난 음식들을 먹고 또 먹어도 다 먹지 못해서 그랬다. 작가는 단품이 좋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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