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절친부부와 만남

소바와 붕어빵

by 이혜원

초등절친부부를 만나는 날이었다. 한 달에 한번 만나는데 지난 11월은 큰오빠가 돌아가시어 만남을 미루었다.


아침에 화가가 일찍 목욕을 다녀왔다. 별관으로 가는 길에 고운 햇살이 그려놓은 그림자를 사진으로 찍고 나서 버무려 놓은 유자청을 김치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어놓고 왔더니 목욕을 마치고 돌아온 화가가 거실에 앉아 있다. 별관에서 일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단다. 웃었다.


오리발 수업이 있는 날이어서 일찌감치 발목에 고정띠를 끼고 수업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이뻐서요~삼각의 분홍색 띠장식이 이쁘다. 발을 들어 보이며 함께 웃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수영복차림으로 탈의실로 나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체육센터주차장에 차를 대면 된다는 안내를 했더니 VIP자리에 주차해 놓았다. 일찍 수영을 마친 이가 주차자리를 비워 준 덕분이다.


봉수면의 식당에서 돼지고기석쇠구이를 먹자는 약속은 두 달 전에 했었다. 네 사람이 동승하여 이동하는 차속에서 친구는 약속장소가 이렇게 먼 곳인 줄 몰랐단다. 읍내에서 출발하여 용덕면을 지나고 정곡면에 들어섰을 때 삼성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생가를 소개했더니 부자전설을 가진 솥바위가 보고 싶단다.


곽재우장군 생가가 있는 유곡면을 지나며 의병을 모으기 위해 큰 북을 매달았던 현고수를 설명했다. 17명의 장령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둥근 고리 18개로 표현된 의병탑이 읍내에 있다.


부림면 신반을 지나 봉수면에 들어서며 닥종이로 만드는 한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더니 친구가 반색을 한다. 서예를 배우는 친구에게 붓글씨 쓸 때 필요한 종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제품은 비싸서 쓰지 못하고 값싼 중국제품을 쓴다며 전화기를 열어 붓글씨로 쓴 한자를 보여준다. 대단하다~감탄했더니 1년 배워서 겨우 쓴 것이란다. 10년 뒤에는 여자 한석봉이 나오겠다.


식당주차장에 도착하니 트럭 한 대 외에는 주차된 차들이 없다. 웬일일까? 불안한 마음을 안고 식당 앞으로 가보니 휴일이란다. 정기휴일 안내를 받은 적이 없어서 전화로 확인하는 것을 잊었다. 차를 돌려 소바집으로 가는 도중에 전화를 걸어 장사를 하는지 물었더니 그럼요~라고 답한다.


친구는 파크골프를 같이 치는 이들과 함께 읍내 식당에서 소바를 먹어보았단다. 읍내 식당의 소바보다 더욱 쫄깃하고 잘 우려낸 국물이 맛나단다. 바삭바삭하게 구운 파전도 맛났다.


찻집으로 이동하여 차를 주문하려니 붕어빵 6개가 3천 원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빵을 주문하려는 친구에게 붕어빵이 좋겠다고 했더니 붕어빵 12개를 달라고 했다. 둘러보니 손님들 모두 붕어빵을 즐기고 있다. 낚시에 걸렸다면 도로 놓아주어야 하는 피라미 붕어빵 12개를 다 먹고 다시 12개를 주문하여 먹었다. 맛나다.


친구를 배웅하며 달걀을 선물했더니 귀한 것을 매번 받아서 어떡하느냐고 한다. 내 손으로 수고하여 거둔 것을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집으로 돌아와서 곧장 닭장으로 갔더니 닭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인기만점이다. 사료통에 먹이를 부었더니 둘러섰던 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웃는다. 인기란 구름 같은 것이다.


달걀을 거두어 별관에 넣어두고 쌀자루 하나를 가져가서 부추밭을 정리했다. 갈쿠리로 낙엽을 긁어모으고 앙상해진 부추줄기를 뜯어 자루하나를 빵빵하게 채우고 나서 일을 끝냈다. 오늘 일은 여기까지~


화가가 저녁식사는 하지 않겠단다. 동감이다. 달걀을 챙겨 넣고 밀린 신문을 읽고 나서 한참 동안 시편을 읽었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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