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8주년

초밥 뷔페와 곶감

by 이혜원

결혼 48주년 기념일이었다. 지난 주일에 사모인 막내올케에게 기념일을 축하하는 점심을 사 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겠단다.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제안했다면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대접해 달라는 요청은 거절하기 어렵다. 엎어 절 받기지만 그게 어딘가~싱글벙글이다.


수영강습이 없는 날이어서 화가와 함께 함안으로 목욕을 가서 탕 안으로 들어갔더니 오른손이 불편한 이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목욕을 끝낼 즈음에 떼수건으로 몸을 밀고 있는 그녀가 보여서 등을 밀어주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반색을 한다. 거친 떼수건으로 살살~등을 미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빡빡 세게 밀어달란다. 피부가 연약해 보이는데~


등을 빡빡~왼손으로 떼를 밀기 어려운 부분을 집중적으로 밀고 있으니 한참 만에 떼수건을 돌려달라고 한다. 잘못 밀고 있나~떼수건을 돌려주니 자기 앞에 앉으라며 등을 밀어주겠단다. 목욕을 끝냈다고 답하며 웃었다.


머리를 말리고 있으니 그녀가 음료를 파는 이에게서 비피더스 하나를 받아와서 내민다.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는데 음료를 파는 이가 얼른 받으세요~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받았더니 웃는다. 웃었다.


11시 30분, 막냇동생 목사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쿠우쿠우 식당으로 갔더니 손님들로 그득하다. 빈자리를 잡고 나서 먹고 또 먹고, 실컷 먹어보겠다며 탐색에 들어갔다. 뷔페에 가면 음식을 담아 오기 전에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이 좋다. 전복죽과 수프를 조금씩 떠 와서 식탁에 놓아두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초밥을 하나씩 담았더니 접시에 가득이다.


각자의 식성을 알려면 일식중식양식이 골고루 준비된 뷔페를 같이 가보면 안다. 와플과 빵종류를 가져와서 마음껏 즐기는 화가를 보며 웃었다. 뷔페에서는 드나들기 편한 곳이 상석이다. 주인장이 머리를 써서 가림막에 장의자를 붙여서 드나들기 불편하도록 좌석배치를 해 놓았는데 하필 그곳을 선택해서 앉았다. 아뿔싸~다음엔 바깥쪽에 앉아서 두 번은 더 들락거릴 거다.


후식으로 과일을 먹고 차까지 마시고 나오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30분 정도 머무른 것 같았는데~편안한 곳에서 좋은 음식으로 정겨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달려갔다. 세월이 참 빠르다고 하는 이는 행복한 사람이란다. 48년의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막내올케에게 맛난 점심대접을 받고 곶감을 선물했다. 대봉감을 늦게 깎아서 아직 덜 마른 것이 색깔도 좋고 맛도 더해서 골라서 담았다고 생색을 내었더니 제가 점심을 샀습니다~막내올케도 덩달아 생색을 낸다. 웃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부산에 사는 조카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살고 있는 상가주택의 재건축이 임박하여 내년 5월쯤에 인근에 구입해 놓은 45평 아파트로 이사를 할 것이고 재건축하는 아파트는 두동을 신청하고 상가도 신청해 놓았단다. 참 잘했어요~


우체국에 들러 이쁜 아이에게 곶감과 달걀을 부쳤다. 화가가 정성 들여 포장한 말랑말랑한 곶감은 알콩이가 좋아하고 이쁜 아이가 좋아하는 딱딱한 곶감은 계속 말리고 있는 중이다. 비소식이 있어서 화가가 곶감 담긴 채반을 비닐로 덮어 주었다.


이른 저녁으로 생식을 평소 먹는 양의 절반만 먹었다. 거실에서 성경책을 읽으려고 했더니 화가가 피크닉의자를 2층으로 올려서 따뜻한 곳에서 읽으란다.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서 무릎에 커다란 베개를 얹고 그 위에 성경책을 올려놓고 읽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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