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클과 된장찌개
목요일이 크리스마스 휴일이어서 화요일에 달걀 택배를 부치기로 했는데 딱 세알이 모자랐다. 15구짜리 달걀통 두 개를 작은 스티로품 상자에 넣으면 십문칠인데~ 달걀 3개를 추가로 얻으려면 닭들이 알을 7개는 낳아주어야 한다. 7개가 있을까?
화가에게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닭장에 다녀온 뒤에 우체국에 다녀와야 한다고 했더니 장날이어서 어묵을 먹을 수 있겠다며 즐거워한다. 웃었다.
아침에 점심반찬으로 시금치를 데쳐 놓고 일찌감치 수영장으로 갔다. 목욕을 다녀온 화가가 인터넷 바둑한판을 할 시간이 나겠느냐고 하여 갸우뚱했더니 그냥 운동부터 가잔다. 시간이 촉박하면 바둑상대는 더욱 천천히 두어서 시계를 보며 애를 태우게 된다.
수영장 샤워실에 들어가며 오리발이 들어있는 가방을 열었더니 스노클이 없다. 장핀오리발을 쓰고 나서 함께 넣어둔 뒤에 차의 트렁크에 두고 가져오지 않았으니 이를 어쩌나~화가의 전화기는 차 안에 있다. 옷을 주섬주섬 다시 입고 2층 헬스장으로 가서 한 바퀴 둘러보아도 화가가 없다.
헬스장에서 나와서 탈의실 앞으로 가니 스트레칭반 수업을 지도하고 있던 관장님이 서둘러 나와서 그곳은 남자탈의실입니다~한다. 어느새 작가를 잊었나~서운함도 잠시, 입구에서 화가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열쇠를 받아 들고 차의 트렁크에서 스노클을 꺼내며 일찍 오길 참 잘했다~칭찬하며 혼자서 대견해한다. 웃었다.
수영수업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있으니 고급반회원이 들어서며 큰소리로 말을 하고 그 말을 받는 이도 크게 답해서 갑자기 샤워장 안이 시끌벅적해졌다.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젊은 여성 두 사람 모두 건장한 성악가수 체격이다. 고급반 선생님에게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고급반은 수영이 아니라 성악을 배워주시는 모양이네요~했더니 하하~미소 짓는다.
작가의 옆에서 샤워를 하고 있던 중급반 선생님이 무척 궁금하단다. 귀에 대고 반복해 주었더니 발을 들어 작가를 차는 시늉을 하며 피식~웃는다. 건장한 체격의 분들이 조용히 샤워를 마쳤다. 젊은이들은 눈치가 빨라서 좋다.
화가가 일찌감치 식탁에 앉아서 시금치를 초장에 찍어먹었다. 바둑한판을 조용히 졌단다. 상대편에게 우승을 선물했으니 잘하셨네요~작가의 응원을 받고 나서 된장찌개 맛이 환상적이란다. 묵은 된장을 섞어 끓여서 그렇다.
된장을 파는 권사님이 새 된장이 맛이 없으면 지난해 된장을 섞어서 끓이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오래된 된장에서 나는 풍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묘하여 큰올케가 시어머니에게서 비법을 전수받아 끓이는 된장이 바로 그 맛인데 막냇동생 목사님이 특히 좋아한다.
설거지를 마치고 닭장에 가서 첫째 칸에서 세알을 거두었다. 알통 안이 축축하고 먹다 남긴 알껍질이 있는 것을 보니 쥐가 알을 먹는 모양이다. 알통을 들어 아래를 살피니 역시나 쥐가 드나든 흔적이 있다. 쥐를 잡아야 하는데 뾰쪽한 방법이 없으니 어쩌나~
애완닭장으로 갔더니 알이 없다. 두 개가 없으면 한알이라도 있어야 하는데~연이어 알을 낳지 않으면 어쩌란 말이냐~먹이를 주고 나서 노니는 닭들을 지켜보며 그래~너네들은 이쁘다고 키우는 거지~하며 웃었다.
뒤쪽의 닭장에 있는 닭들이 알을 얼마나 낳았을까? 알통을 살폈더니 세알이 있다. 이쁘다~하나만 더 낳지~닭장 안에 알이 더 있는지 둘러보다가 구석에 앉아 있는 닭을 발견했다. 알을 낳으려나보다~엉덩이를 씰룩씰룩하는 모습을 닭장 문 밖에서 지켜보며 힘내라~힘내라~한다. 난산인가 보다.
알통에 담긴 여섯 알을 가져와서 씻어 놓고 다시 닭장으로 갔더니 앉아 있는 닭이 주변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다. 알 낳을 생각은 않고 뭘 하는 거지? 살짝 들리는 날개 아래로 알이 보인다. 알을 품고 있나? 들어가서 손을 펴니 화들짝 일어나서 달아나고 알 하나가 보석처럼 빛났다. 일곱 개 완성이다.
택배포장을 완성해서 우체국에 갔더니 창구직원이 반갑게 맞이하여 이쁜 아이의 주소와 함께 내용물이 달걀이지요?라고 물었다. 기억해 주어 참 고맙다고 답했다. 취급주의 표시로 와인잔이 깨지는 모양의 빨간색 스티커를 붙이고 나서 초록색, 파란색? 묻는다. 뭔 말이지? 작가의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초록색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보며 아하~했다. 초록은 냉장, 파랑은 냉동이다. 냉동되면 큰일 납니다. 하며 웃었다.
우리 콩으로 만드는 두부집으로 직행해서 두부 한모를 사서 들고 강사장 가게에 들러서 콩나물을 달라고 했더니 반색을 했다. 2천 원어치면 되지요? 3천 원어치를 주세요~식구도 없는데 2천 원어치만 하세요~강사장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무조건 3천 원어치를 주었는데~무 하나를 더 달라고 했더니 3천 원이란다.
동네입구에 들어서니 화가의 동창생부인이 창고에서 서둘러 나오며 봉지하나를 내밀었다. 대봉감말랭이인데 800그람에 1만 원을 받는단다. 말랭이 두 개를 꺼내어 화가와 함께 맛을 보며 맛나다고 해 주었다. 주위에 선전 많이 해 주세요~아하~맛보기인데 양이 너무 많다.
알콩이달콩이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단다. 달콩이는 포켓몬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알콩이는 선물 받은 자동차 상자를 가슴에 안고 인사말을 했다. 가족밴드에 올려진 사진과 영상을 보며 입이 귀에 걸린다. 그래~그래~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