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글과 김치찌개
또 한 사람이 천국으로 갔다.
그는 몇 년 전에 화가와 동갑내기 목사님과 함께 간 찻집에서 처음 만났다. 전도사님의 동생을 인도해야 하는데 함께 가주면 도움이 되겠다기에 목사님과 동승하여 그가 입원해 있는 병원 인근의 찻집으로 간 것이다. 병원장을 지냈다는 그는 환자의 몸이 되어 몸과 마음이 무척 아픈 상태였다.
그와 그의 아내는 목사님의 인도에 힘입어 교회로 왔다. 작가와는 1년 정도 함께 예배를 드리며 작은 추억들을 남겼는데 새 가족성경공부에 참여하여 수료 후에 부인과 함께 서리 집사직분도 받았다. 그 모든 것은 누나 되는 전도사의 눈물 어린 기도 덕분이라고 믿는다.
내 동생은 이렇게 지낼 아이가 아닌데~누나가 평생 입에 달고 다녔다는 말이었다. 동생은 명문고를 다니는 수재였단다. 그가 망가진 것은 고교 때 만난 자그마한 여자아이 때문이었단다. 바닷가로 바람 쐬러 잠시 여행을 떠났는데 이쁜 여자아이를 만나 마음을 빼앗기고 나서 그때부터 공부를 등한시하더란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공부하여 지방의대를 나왔다.
의사로서의 그는 성공한 사람이었다. 환자들이 물밀듯 밀려왔고 병원을 개원을 하여 원장이 되었는데 그를 망친 것은 여자와 술이었다. 아이 둘을 둔 그가 아름다운 간호사와 사랑에 빠졌다. 그의 아내는 이혼은 해줄 수 없다며 아이를 데리고 떠나고 간호사와의 사이에 난 또 다른 아이 둘은 혼외자로 호적에 올랐다. 술 아니면 지탱할 수 없는 나날들 속에 술이 그를 망가뜨리고 돈도 건강도 떠나갔다.
누나의 바람대로 그는 교회에 와서 착실하게 믿음생활을 했지만 망가진 건강이 회복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에게는 아직 뒷바라지해야 하는 이들이 있어서 계속 돈을 벌어야 했다. 당뇨로 입원과 퇴원을 번갈아 하면서도 요양병원에 근무를 하며 호출이 오면 언제든 달려가서 젊은 의사들은 하지 않는다는 부검을 전담했다.
부고장에는 두 부인의 이름이 올랐고 네 자녀의 이름이 떴다. 얼굴도 모르는 그의 장남은 아버지의 전화기에 수록된 번호로 부고장을 보내니 관련이 없는 사람은 지워달라고 했다. 그의 전화번호부에 수록된 이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된다. 화가에게 왔을 때는 읽고 스쳤는데 작가에게도 뒤늦게 왔기에 답신으로 조의글을 남겼다.
집사님
너무 일찍 천국 가시어 마음이 아픕니다.
베풀어주신 인술에 많은 분들이 은혜 입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품에 안아주실 것을 믿습니다.
남은 가족과 우리들을 위해 천국에서도 기도해 주세요.
천국에서 뵙겠습니다.
앞에 떠 있는 10개의 조의글을 본다. 그의 친구는 뭐가 급해서 그리 일찍 가셨느냐고 썼다. 그는 67세에 세상을 떠났다. 고교동창은 물이 막히고 산이 막혀서 인간적인 약소한 성의만 표시했단다. 첫 번째로 남겨진 조의글을 마음에 담았다 '훌륭한 의료인이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천국으로 간 그는 훌륭한 의료인이었다.
수영강습이 없는 날이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수영을 했다. 화가와 약속한 시간이 되어 수영장을 빠져나오며 당직근무를 하고 있는 선생님에게 두 손을 머리에 올려 하트를 그려주었다. 웃으며 하트로 답례를 해 준다.
아침에 멸치다시를 내고 마늘을 듬뿍 넣어 김치찌개를 만들어 놓았다. 화가에게 점심에는 김치찌개라고 알렸더니 두부를 넣느냐고 물었다. 그럼요~남은 두부를 모두 썰어서 넣을 준비를 해 놓았다. 두부와 대파를 듬뿍 넣어서 끓인 김치찌개가 맛나다.
닭장에 갔더니 역시나 쥐들이 알을 먹어치웠나 보다. 뒷닭장에는 알이 하나밖에 없다. 약국에서 쥐약을 샀는데 덩어리는 한통에 5천 원, 쌀쥐약은 두 봉지에 2천 원이란다. 쥐약도 비싸다. 여섯 덩어리를 꺼내어 두 군데에 나누어 놓아주었다. 아끼지 말고 듬뿍 먹거라~
막냇동생 목사님이 둘째 딸의 결혼식 영상을 찍고 사진으로 담아서 형제밴드에 올려주었다.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 석장을 화가와 작가에게 따로 보내며 은혜롭게 결혼식을 잘 마쳤단다. 창세기 24장을 읽고 있어서 하나님 말씀으로 축복메시지를 보냈다.
그들이 리브가에게 복을 빌며 말했습니다. "우리 누이여, 천만 백성의 어머니가 되어라. 네 자손은 원수들의 성을 정복할 것이다."(창 24:60)
교회 여집사님이 성경 읽기 10독에 도전하여 벌써 3독을 했단다. 승부욕이 올라와서 창세기를 읽고 출애굽기 20장까지 읽고 나서 잠을 청하며 웃었다. 쉬엄쉬엄~하던 대로 하자.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