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다음 소는 안전하다

회식연기

by 이혜원

내일 점심식사에 함께 하실 수 있지요?

오늘이 아니구요?

내일로 바뀌었습니다.

왜 전화를 하지 않으셨나요? 전화번호가 없었겠네요.

네~ 초급반 회원들이 모두 참석을 못한다고 하여 하루 연기를 했습니다.


수영을 배우는 회원들이 회식을 한다기에 일찌감치 탁상달력에 표시해 두었다. 화가는 편한 옷을 입고 목욕을 다녀와서 점잖은 옷으로 갈아입고 운동하러 갔다.


점심회식이 있다고 아침에 반찬준비도 하지 않고 나왔다고 했더니 미안합니다,라고 한다. 여기까지~ 모임 날짜가 미뤄질 수도 있지요~ 모임을 주관하는 1번이 단체카톡방을 만들어야겠단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다음 소는 안전하다.


화가에게 회식이 연기되었다고 했더니 김이 빠지는 모양이다. 거참~ 만감이 교차했다는 것을 안다. 웃었다.


교회권사님이 갓 버무린 배추김치와 함께 탕국도 선물해 주었더랬다. 쇠고기와 깐 새우와 두부와 무까지 넣어 끓인 영양만점 국을 끓이느라 수고 많았다고 했더니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단다. 국 하나에도 마음이 보인다. 화가가 뜨끈한 국을 먹으며 회식이 연기된 것이 잘 된 일이란다. 동감이다.


부산친구와 진해친구에게 꿀잠 자라는 인사를 하고 잠들었는데 카톡방이 아침까지 꿀 먹은 벙어리다. 하루 전에 올린 글 아래 또 글을 써야 한다니~ 침을 한번 삼키고 잘 잤니? 하루 일정을 올렸더니 그때부터 두 친구의 수다가 시차를 두고 쏟아진다. 사진과 글의 쓰나미이다.


진해친구가 사진 속에서 새를 찾아보란다. 한참을 찾다가 못 찾겠다 꾀꼬리~ 사진 끝에 커다란 검은 새의 엉덩이가 보인다고 해 주었다. 부산친구도 못 찾았나 보다. 못 찾겠다 꾀꼬리 두 마리, 슈퍼 다녀오는 길에 이뻐서 찍었다며 꼬마전구 장식에 불이 들어온 모습을 담아 올렸다.


새는 좌측부터 세 번째 바위에 있단다. (그게 새였니~ 낙엽인 줄 알았어~ 메리 크리스마스~ 꼬마전구 장식이 아직도 빛나는구나~ 우리 집 꼬마전구들도 설날까지 빤짝일 거다~ ) 답글을 마음에만 새긴다.


닭장에 갔더니 물통에 보충해 준 물이 얼지 않아서 수월하다. 화요일 대한(大寒)부터 일주일 내내 한파가 계속된다니 쉬운 날도 하루만 빤짝~ 얼지 않은 물이 고맙다. 이틀 연속으로 달걀 8개를 낳아서 이쁜 아이에게 한판은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안심이다.


홍매화 봉오리가 볼록해졌다. 날씨가 며칠 더 따뜻해졌다면 서둘러 꽃을 피웠다가 매서운 추위에 속절없이 당했을 거다. 두해 전에는 겨울에 핀 홍매화가 시드는 바람에 열매를 보기 힘들었다. 매화야~ 따뜻하다고 입 벌리지 말고 진짜 봄이 올 때까지 입 다물고 있으렴~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