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챙겨주는 어른은 처음이에요

치과 검진일

by 이혜원

여조카의 생일이란다. 카톡이 알려 주기에 화가에게 조카의 생일이 맞다면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더니 생일이든 아니든 약속을 잡으란다.


생일이니? 아니란다. 출생신고는 2년이나 늦게 되어 있고 생일이 하나도 맞지 않는단다. 엄마도 내 생일을 잊어버리데요, 그래 그럴 수 있지~ 생일이라 여기고 점심 같이 먹자~ 엄마 돌아가시고 생일 챙겨주시는 어른은 처음이에요. 그래~ 그렇구나~


화가의 치과검진일인데 오후 3시 30분에 예약이 잡혀서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했더랬다. 예약시간이 늦어서 속상했는데 차 마실 시간까지 넉넉해서 참 좋다. 언니랑 오빠랑 식사할 때 끼워달라는 부탁을 했던 여조카도 데려오라고 했다.


달걀 택배포장을 하여 우체국부터 들렀다. 창구직원이 달걀이지요? 익숙하게 일처리를 하더니 냉장과 취급주의 스티커 붙이는 것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입구에 나이 든 할아버지 한분이 어깨띠를 하고선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며 진해친구를 떠올렸다. 친구는 2월부터 관공서에 출근하여 일을 한다고 했더랬다.


시니어일자리에 당첨되어 아침마다 모여있던 동네어르신들은 며칠 전에 팔각정에서 출석점검을 받았다. 봉고버스를 타고 온 여직원이 출석부를 꺼내어 체크를 하고 1월 일은 마쳤나 보다.


수업은 없는 날이지만 수영장에 들어가서 잠깐동안 수영을 했는데 시간이 참 빨리 간다. 수영 IM(Individual Medley:개인혼영)은 접영-배영-평영-자유형 순서로 네 가지 영법을 이어서 하는 것인데 섞어서 골고루 해 보았다. 스파에서 함께 몸을 풀고 있는 이에게 배영발차기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더니 누구나 네 가지 영법 중에 하나는 미흡하더란다. 그런가~


눈썹도 그리고 입술도 바르고 나갔더니 약속시간보다 또 늦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여조카에게 20분 정도 늦을 것 같다고 연락했더니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다. 관공서가 가까운 곳의 식당이라 점심시간에는 무척 붐비는데 참 고맙다. 제일 비싼 한우꼬리곰탕을 주문하고 만두도 두 접시 추가했다.


식사를 마치고 조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찻집으로 이동했다. 메타쉐카이어 길 옆의 주택에 찻집이 하나둘씩 들어서더니 오래지 않아서 찻집거리가 되었고 큰길 뒤에 있는 주택까지 찻집으로 변했다. 밖이 훤히 내다 보이는 유리로 둘러싸인 찻집을 골라서 들어갔다.


키오스크로 커피를 주문을 하고 진열된 빵을 골랐더니 빵도 키오스크로 주문하란다. 말을 마친 청년이 얼른 밖으로 나와서 작가를 대신하여 화면을 누르고 카드를 넣는 곳까지 알려주더니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고 나서 기다리면 카톡메시지를 보내주겠단다.


키오스크를 대신 눌러준 청년이 차와 빵을 배달해 주었다. 한참 뒤에 전화기를 열었더니 준비가 되었으니 가져가시라는 메시지가 와 있다. 메시지 확인을 하지 않으니 가져다준 것이다. 배려가 참 고맙다. 다음에도 방문할게요~


맛난 점심과 차까지 사 주시어 고맙습니다. 아니~ 시간 내어 만나주어 참 고마워~ 전화하여 함께 식사할 수 있느냐고 하면 언제든 응해주는 조카들이 참 고맙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다섯 형제가 오손도손 잘 지내는 모습이 참 이쁘다. 어리디 어리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함께 나이가 들어간다. 또 연락하여 만나자~ 웃으며 헤어졌다.


치과 검진 전에 칫솔질을 하고 진료실에 들어간 화가가 한참 뒤에 나왔다. 아랫부분만 스케일링을 하고 충치 두 개가 있어서 때워야 한단다. 약속날짜를 잡고 치과를 나오며 화가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치과는 무서워~


장날이어서 재래시장에 들러야 한다고 했더니 뭘 살 것이냐고 묻는다. 마를 사야지요~ 마 장사가 작가에게 1만 원어치를 팔고 나서 뒤에 서 있는 이에게 남은 것을 2만 원에 떨이한다. 잘 아는 사이인 모양이다. 대답도 하기 전에 물건을 담고 대답도 하지 않고 돈부터 꺼낸다. 웃었다.


닭장에 가서 알을 꺼내고 딸기그릇에 물을 보충해 주었다. 앞쪽 닭장에는 물통의 물이 얼지 않았고 뒤쪽에만 얼었나 보다. 물을 반기는 모습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뒤쪽 닭장에는 물을 한번 더 보충해 주었다.


화가가 저녁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겠단다. 은행알과 키위와 파인애플 통조림 두 조각을 꺼내어 먹었다. 안 먹으면 서운하잖아요~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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