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첫 인상을 만드는 방송·유튜브 로고에 대해 - 마리최 디자인
올해도 방송과 유튜브 로고 작업을 꾸준히 했다.
로고는 늘 작게 보이지만, 화면 안에서는 콘텐츠가 어떻게 기억될지를 처음 결정한다.
그래서 올해 작업한 방송·유튜브 로고들을 다시 살펴보게 됐다.
디자인의 결과보다, 그 안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더 또렷하게 보였다.
방송 로고와 유튜브 로고는 같은 화면 위에 놓이지만,
기대하는 역할은 꽤 다르다.
방송 로고가 신뢰와 지속성을 전제로 한다면,
유튜브 로고는 그 콘텐츠를 ‘볼지 말지’를 빠르게 결정하게 만든다.
이런 기준을 실제로 적용했던 작업 중 하나가
원주 MBC 다큐멘터리 로고였다.
이 로고에서는 눈에 띄는 디자인보다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는 방식이 먼저 고려됐다.
원주MBC-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처음 요청받은 방향은 분명했다.
로고는 대중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을 갖되,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과장하지 않고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역할이길 바랬다.
이 요청을 바탕으로
디자인 기준은 비교적 단순하게 정리됐다.
부드러운 곡선과 블루계열 톤,
그리고 오래 보아도 부담되지 않을 것.
이 다큐멘터리는
결혼과 탄생, 죽음이라는 인생의 세 순간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로고 역시 그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얇은 서체에 곡선 포인트를 주어 안정적인 인상을 만들고,
복잡한 장식 대신 상징적인 요소만으로 구조를 정리했다.
다큐멘터리 로고 작업이
‘덜어내는 기준’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다면,
유튜브 채널 로고는
그 기준을 더 빠르고 다양한 화면에 적용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다음으로 소개할 로고는
유튜브 채널이라는
더 빠르고 복합적인 화면에서
같은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했던 사례다.
교보증권- 위드백
[위드백]은
최근 이슈가 되는 산업을 중심으로 전문가와 함께 투자 흐름을 짚어보는 교보증권의 투자 교육 콘텐츠다.
이 로고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인 표현보다
금융 콘텐츠에 필요한 신뢰와 명확함을 먼저 고려했다.
유튜브 환경에서도 정보 전달에 방해되지 않는 구조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다큐멘터리 로고가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데 집중했다면,
위드백 로고는 정보를 빠르게 인지시키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금융과 투자를 다루는 콘텐츠인 만큼
로고에는 ‘상한가’를 떠올릴 수 있는 레드 컬러를 포인트로 사용했다.
레드 컬러 포인트, 사선 레이아웃, 그리고 상승을 상징하는 그래프 형태는
금융 콘텐츠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같은 유튜브 채널 로고라도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디자인의 판단 포인트는 달라진다.
다음으로 소개할 로고는 그 차이가 분명했던 작업이다.
슥슥팡팡스튜디오 - 도믿걸
[위드백]이 정보 전달을 위한 유튜브 로고였다면,
[도믿걸]은 현장의 에너지를 바로 전달해야 하는 숏폼 콘텐츠였다.
길거리 인터뷰와 메이크업 미션이 결합된 형식인 만큼,
로고 역시
즉흥적이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빠르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숏폼 환경에서는
한 컷 안에서 분위기가 바로 전달되어야 했다.
손낙서 느낌의 그래픽과 핑크·레드 컬러 조합은 길거리 인터뷰가 가진 에너지를 짧은 화면 안에 담기 위함이었다.
이 로고에서는 설명보다 반응을 먼저 이끌어내는 것이 기준이었다.
숏폼 콘텐츠라고 해서
모든 로고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다음 로고는
도믿걸과는 다른 기준이 필요했던 사례다.
슥슥팡팡스튜디오 - 믿뷰
[믿뷰]는
유튜브 채널 ‘슥슥팡팡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뷰티 콘텐츠로,
‘믿고 보는 뷰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선 도믿걸이 현장의 에너지와 즉흥성을 전면에 두었다면,
[믿뷰]에서는 정보의 신뢰감과 정제된 인상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로고 역시
가볍게 소비되는 숏폼의 느낌보다는,
매거진 타이틀처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전달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삼았다.
[믿뷰] 로고는
뷰티 매거진의 타이틀을 떠올리게 하는 방향에서 출발했다.
세로로 긴 고딕 서체와 절제된 포인트 요소를 사용해
트렌디하면서도 신뢰감 있는 인상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 로고는 가볍게 소비되기보다 믿고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태도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송과 유튜브 로고는 단순한 심볼이라기보다,
콘텐츠의 성격과 분위기를
가장 먼저 전달하는 시각적 언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같은 로고 디자인이라도
방송과 유튜브는
플랫폼의 특성과 노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 방식에는 자연스럽게 차이가 생긴다.
이 글에 담은 작업들 역시
그 차이를 어떻게 해석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앞으로도
형태보다 맥락을 먼저 읽고,
콘텐츠의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로고 디자인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