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이러한 곳이 있다고? 친환경 이색 데이트 코스 탐방기♬
* 본 게시글은 서울희망공익인재 9기 프로젝트 팀 그린그린(GreenGrin)이 작성하였습니다.
제로웨이스트(zero-waste)는 일상 속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사회문화 용어를 의미한다. 기후변화 그리고 환경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커지고 있으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특히 도시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 서울 희망공익인재 9기 프로젝트 팀 그린그린(GreenGrin)은 개인이 쉽게 실천할 수 제로웨이스트 생활 문화 확산을 목표로 서울시에서 보다 친화경적으로 놀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직접 찾아 보았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느낀점과 추천하고 싶은 장소를 다음처럼 정리해 보았다. 비건식품, 업사이클링 제품, 체험 부스, 리필 스테이션 까지 다양한 생활문화를 함께 톺아보자!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하거나 생산하지 않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았고, 바이닐(LP) 청음이 가능한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에 방문하게 되었다. '바이닐 앤 플라스틱'은 라이브러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바이닐(LP) 가게로, 라이브러리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거쳐가게끔 만들어졌다. 가게 이름처럼 모든 바이닐(LP)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바이닐(비닐)에 포장되어 있었으며, 바이닐(LP) 자체도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 방문한 장소 곳곳이 플라스틱으로 뒤덮여있는 아이러니를 마주하면서, 모든 것이 소비로 이어지게끔 설계된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를 통해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겠다는 개인의 '선택'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우리이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귀찮더라도, 우리가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성수동에서 정말 배불리 잘 먹었던 샐러드 맛집. 샐러드로 어떻게 한끼를 채우지라는 고민을 무색하게 한다. 칙피스에는 비건, 락토오보, 논비건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어 비건을 하지 않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오기에도 좋다. 기본으로 나오는 팔라펠이 훌륭하기에 기본 비건샐러드로도 충분하다. 라면후레이크 등으로부터 얻은 콩고기에 대한 불신이 말끔히 지워진다. 2명이서 갔다면 샥슈카와 샐러드 조합을 추천한다. 촉촉한 피타빵에 샐러드를 싸먹을 때 샥슈카의 토마토 소스를 듬뿍 넣어주면 배가 불러도 음식이 계속 들어가게 된다.
날씨가 선선한 가을이 가기 전 성수동 칙피스의 야외 테라스 자리에서 배불리 비건한끼 해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물론 넓고 쾌적한 내부도 준비되어 있다.
마포구에 위치한 ‘알맹상점’에는 알짜배기들이 모여있다. 번지르르한 포장은 치우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의 본질에 집중한다. 알맹상점의 진열장에 놓인 상품들에게는 예쁜 껍데기 안에 숨지 않고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는 당당함이 있다.
가게를 둘러보던 나는 곧 찾던 물건을 발견했다.
[버블티용 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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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티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음료이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제일 먼저 도전한 일이 공차에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에 테이크아웃하기였다. 텀블러가 있지만 아무래도 번거롭다는 핑계로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실천이었다. 평소처럼 주문을 마친 나는 챙겨 온 텀블러를 내밀며 덧붙였다.
“음료는 텀블러에 담아 주실 수 있나요?”
점원이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순간 급격히 떨어진 자신감에 지금이라도 일회용 컵에 달라고 할까 고민하는 동안, 점원은 일단 받아 든 텀블러 이곳 저곳을 뜯어 보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결국 텀블러에 담긴 음료 한 잔을 받아들 수 있었다. 겨우 포장한 버블티였건만 집에 들고 와 마시는 과정 또한 순탄하지 않았다. 빨대가 없는 버블티는 마신다기보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쪽에 가까웠다. 나의 호기로운 도전은 약간의 개선점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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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줄곧 찾아 다니던 다회용 빨대였다. 번잡한 비닐 쓰레기에 싸여 있지 않은, 한 번 쓰고 휙 버릴 수 없는 딱딱한 알맹이였다. 며칠 뒤 다시 찾아간 공차에서 나는 약간의 긴장과 함께 텀블러를 내밀었다. 걱정이 무색하게도 점원은 자연스럽게 주문을 받아 주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색하지만, 변화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다.
나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동시에 싫어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대는 모순을 원치 않는다. 버려짐 없이 꽉 들어찬 삶을 원한다. 알맹이에는 껍데기가 채우지 못할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망원동에 위치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가꾸는 비건 생활 브랜드 타이거릴리. 인체에 민감한 화학 원료 및 동물성 원료, 또는 동물 실험을 하는 식물성 원료 없이도 풍부한 향을 창조해 내는 국내 대표적인 ‘비건 향료’ 브랜드다. 게다가, 플라스틱 프리 역시도 브랜드가 지향하는 주요한 목표로 친환경 옥수수 완충재와 종이 박스를 사용, 불필요한 포장을 덜어낸 미학이 돋보인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제각기의 향기가 조화를 이룬 타이거릴리의 쇼룸은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제품들의 진열대로 쓰인 나무와 벽돌, 컨테이너 박스는 한 번 버려진 중고제품을 재활용한 것이고, ‘네버 우드’ ‘머메이드 게임’ 등의 고유한 향료 제품군을 시향하면 원료 특유의 싱그러운 향내를 물씬 맡아볼 수 있다. 자연을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을 거듭하는 미학적 공간이 궁금하다면, 몸도, 내 주변의 공간도, 내 마음에도 향기가 가득 찼으면 하고 바란다면, 망원동 타이거릴리 쇼룸의 방문을 추천한다.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익숙하지만 조금은 생소했던 '제로스테이션'. '피부도 살리고 지구도 살린다'는 슬로건 아래 지속 가능한 환경과 뷰티를 지향하는 아로마티카의 브랜드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플라스틱 소재별 분리 배출장, 아로마틱 카페, 재활용 프로세스 존, 플라스틱 방앗간, 아로마테라피 존, 리필 스테이션, 아로마티카 존, 아로마틱 가든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로마틱 카페에서 마신 콤부차도 맛있었지만, 업사이클링 컵과 폐비닐을 접어 만든 컵받침이 이목을 끌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을 얻은 곳은 리필 스테이션. 평소 사용하던 아로마티카의 퀴노아 샴푸가 바닥을 보여갈 즈음, 새로 구매하려던 참에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을 알게 되어 공병을 챙겨갔다. 깨끗이 세척해 소독까지 해주셨고, 공병에는 샴푸가 다시 채워졌다. 플라스틱 사용도 줄일 수 있고, 원하는 양만큼 담을 수 있고, 가격까지 훨씬 저렴하니 앞으로도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를 살리면서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