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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진서 Jul 22. 2021

버스는 어떻게 움직일까?

이건희 전 회장 명언



이번 글은 아래의 문장에서 출발했습니다.


버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고 탄다면 그것은 버스를 타는 것이 아니라 버스에 실리는 것이다.



버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항상 질문하고 탐구하며 살아가라는 말입니다. 사소한 것, 익숙한 것이라 치부하지 말고 하나하나 세세히 살필 줄 아는 시각을 갖추라는 뜻이죠. 멋진 말입니다. 그간 버스에 실려왔던 자신을 반성하며, 오늘은 버스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버스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버스 관찰하기





버스를 관찰하기 전에, 우선 자동차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버스는 자동차의 일부니까요. 자동차란 "원동기의 동력으로 미리 만들어둔 선(철로, 케이블 등)에 의지하지 않고 땅 위를 움직이도록 만든 차"를 의미합니다. 원동기는 특정 에너지를 기계 장치 구동에 맞게 변환시켜주는 장치입니다. 버스의 경우 엔진이 되겠네요. "11인승 이상의 자동차"라는 정의가 있지만 수송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엔진만큼 중요한 게 없겠죠.


외관을 살펴보겠습니다. 멀리서 본 버스는 직육면체 모양입니다. 보통 자동차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의 디자인을 취하곤 합니다.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죠. 그런데 버스는 왜 전부 네모날까요? 몇 걸음 다가서서 관찰해봅시다. 대문짝만 한 유리창, 거대한 바퀴가 눈에 띕니다. 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좌석이 주르르 늘어서 있습니다. 입석 손님을 위한 손잡이, 승, 하차 자동문과 계단도 보입니다.


수많은 부품과 장치들이 있지만 엔진과 외, 내관을 살피는 선에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버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목표는 이룰 수 있으니까요.




엔진 구동 과정


피스톤 엔진. 버스 엔진과 모양은 다르나 원리는 같습니다.



엔진 구조를 살펴봅시다. 먼저 실린더입니다. 실린더는 피스톤이 움직이는 공간입니다. 원통의 빈 공간이죠. 실린더 내부에는 피스톤이 있습니다. 피스톤은 하단의 축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 축은 회전운동을 합니다. 이 회전이 바로 차를 굴리는 동력이 되죠. 그렇다면 동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동력 생성은 실린더에 연료를 주입하며 시작됩니다. 연료가 충분히 주입되면, 실린더 내부의 점화부가 스파크를 일으켜 연료를 강하게 폭발시킵니다. 폭발하며 타버린 연료는 다량의 가스를 만듭니다. 이 가스는 엄청난 압력으로 피스톤을 강하게 밀어냅니다. 아래로 밀려나면서 피스톤은 축을 돌립니다. 축은 회전하며 바퀴 힘을 전달합니다. 이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버스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엔진의 동작 과정은 피스톤이 왕복하며 이뤄지기에 "왕복 운동"이라고도 합니다.


피스톤이 한 번 왕복운동을 하면 저 과정이 한 번 이뤄진 것입니다. 1분에 피스톤이 몇 번 움직이는 가는 RPM(Rotate per Minute)으로 표현하는데, 버스는 3,500 ~ 4,000 RPM정도라고 합니다. 폭발과 회전이 분당 삼천 회 이상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초당 60회 움직이는 꼴입니다. 큰 금속 부품들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네모난 디자인


앞서 말했듯 버스는 일반적인 자동차와 다르게 각진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버스가 디자인보다 기능성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버스는 승객 운임료로 수익을 얻습니다. 사람이 많이 탈 수록 많이 벌죠. 버스는 점점 더 크고 네모난 모양으로 변해갑니다.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네모날수록 공기저항은 심해지고 연료 소모량은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늘어난 기름값보다 승객을 몇 명 더 받아 얻는 이익이 더 큽니다. 최근 등장한 2층 버스가 이를 증명하죠. 어느 때보다 발전한 기술을 가졌음에도 버스는 클수록 이득인 겁니다. 혹여 어느 회사가 유선형의 멋진 버스를 만든다 해도 아무도 사지 않을 겁니다.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더해서 버스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습니다. 마을버스, 시내버스는 밟아봤자 40km를 넘기 어렵습니다. 신호도 많고 정류장마다 멈춰야 하니까요. 일반 자가용보다 공기 저항을 겪을 상황이 적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버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봤습니다. 왜 버스는 네모난 모양인지도 알았죠. 하지만 중요한 건 버스의 작동 원리가 아닙니다. 정말 알아야 할 것은 "왜 버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는 것이죠. 이건희 전 회장은 왜 하필 버스를 언급했을까요? 


그는 우리의 무관심을 지적한 것입니다. 우리는 출퇴근 시간, 정류장에서 매일 버스를 기다립니다. 길거리를 걸으면 형형색색의 버스가 우리 곁을 스칩니다. 사람들은 버스 옆면에 붙어있는 광고는 쳐다보면서 버스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혹은 밀린 잠을 자느라 버스에 탄 시간은 그저 이동시간일 뿐이죠. 그러면서 우리는 생각합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새로운 시장은 무엇일까?", "왜 나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 걸까?" 정작 자신은 가장 익숙한 것조차 놓치고 있는데 말입니다.


새 시장과 기회는 세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에게 찾아옵니다. 같은 것도 다르게 보고, 아는 것도 다시 보는 사람이 성공하죠. 우리가 모든 일을 파헤쳐 공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우리가 버스를 헤집었듯 말입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생각하길 멈춘 무언가를 찾아봅시다. 그리고 고민해 봅시다. "이건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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