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핵인싸라고요?

사랑스러운 아싸의 삶

by 만년산마녀


우리 모두는 사랑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소속되고 싶은 욕구를 인싸/아싸라는 신조어로 만들어냈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인들은 내게 핵인싸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고, 늘 인기 있고 바쁜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나를 기억했다. 감사한 일이다. 10년 동안 지독한 왕따의 시절을 보낸 내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다가가기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기까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잔인했던 사례들은 각설하고. 이 글을 읽는 당신만큼은 나처럼 피눈물 흘리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그런 아픔이 있는데도 현재까지는 단 1g도 티 나지 않는 건강한 삶을 사는 마인트 세팅을 공유해 본다.





사실 고백컨대 나는 아싸다.



정말이다. 진짜다. 오늘도 저녁을 혼자 먹었고. 코로나 시국 전에도 이미 딸기뷔페를 혼자 갈 정도의 혼밥 만렙을 찍었으며. 남들 다 뚫는 귀도 30년 넘게 안 뚫어 봤고, 네일 아트도 아직 한 번도 안 받아 봤다. 유행하는 회색 점퍼도 내가 볼 땐 이상해서 안 입는다. 양털을 연상시키는 전 국민 후리스도 절대 사지 않는다. BTS 콘서트 사실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올림픽도 뭐가 유명했는지 모른다. 그냥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에 무심하다. 그래서 어떤 집단에 소속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그저 "나다움"을 먼저 추구한다.



사랑과 인기의 근원은 건강한 자기애(愛)이다. 나르시시스트와는 사뭇 다른 개념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무언가를 행동하기 앞서 타인의 시선이나 시대의 흐름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 관건이다. 굳이 핵인싸가 되려 애쓸 필요가 없다. 오늘 하루를 복기해 보시라. 아침에 마신 커피의 브랜드, 신고 있는 신발의 메이커, 입고 있는 옷이나 헤어의 스타일링. 정말 그대가 원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혹은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 선택하는 것들은 아닐까? 사회적 통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것을 안다. 여기서 요지는 그것이 아니다.


당신이 나가는 그 모임, 당신이 소유한 수많은 물건들, 심지어 자주 접하는 드라마나 음악까지 사람들과 말을 섞기 위해서 혹은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필하고 스며들기 위해서 택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바라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핸드폰, 차, 집 모두 어쩌면 그럴듯한 내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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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 얼간이>에서 주인공 란초는 수업 시간에 "기계"에 대한 뜻을 말해 보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는 스스로의 판단에 맞게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지만 교수님은 책에서 나온 정의와 다르다고 무시한다. 이밖에도 엘리트 집단인 학교에서 그는 소속된 모범생들과는 동떨어진 선택들과 말을 한다. 그의 신념대로 선택하고 그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솔직하게 말하지만 괴짜라며 놀림감이 될 뿐이다. 영화에서는 운 좋게도 좋은 친구들 두 명을 만나서 셋이 잘 어울리지만, 결국 란초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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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미친놈 소리를 듣던 그는 교수들이 인정하던 학생보다 더 크게 성공하여 인도를 움직이는 기업의 오너로 살고 있다. 아름다운 최상의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실제로 이런 해피엔딩이 되기까지는 더 많은 변수를 이겨내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그 큰 성공이 아니다.



당신은 남들과 달라도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남들이 알아도 괜찮다.



많은 이들은 '인정 욕구''사랑 욕구'의 늪에 빠져, 상대와 비슷한 메뉴를 고르고 비슷한 취향의 스타일링과 이야깃거리를 준비한다. 준비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당신은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귀한 존재임을 깊이 깨닫기 바란다. 그 깨달음 위에 세워진 선택들은 제법 튼튼하고 안락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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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또 다른 아싸 크루엘라가 있다. 그녀는 처음엔 남들과 다른 머리색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교복을 리폼해서 학교를 다닌다. 수많은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당당한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사랑해 주는 엄마가 있었기 때문. 그랬던 그녀는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세상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정체성인 머리색을 숨기고 도둑질을 일삼는다.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살아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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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이 밑에서 꿈에 그리던 디자이너 일을 하게 되었고. 승승장구하는가 싶지만 본인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는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분노와 함께 초 각성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녀의 악독한 면이 아니다. 성공궤도도 아니다.



그녀는 스스로 "그녀 다움"을 버렸다가.
다시 원래대로 "그녀 다움"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 "본인 다움"을 찾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더더욱 그녀에게 열광했으며, 인정받고 사랑받았다. 이건 비단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당신은 남들과 달라도 된다.
그러니 당신은 당신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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