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설 읽기 (3)
이 글은 2023년 4월 11일 자 The FT View(Title: Keeping watch on the Russian oil price cap)를 들풀생각 틀로 바꾼 것입니다.
저작권법의 준수를 위하여 원문 또는 번역문을 게재하지 않고 있사오니 궁금한 사항은 댓글로 남겨 주시면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The FT View를 읽고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설의 열쇠말(Key Word) 찾기라 여긴다. 이것을 찾고 나서는 머리말(서론)과 몸통말 또는 뼈대말(본론) 그리고 꼬리말(결론)을 내 틀로 짜서 읽어 본다. 논설을 꼼꼼히 읽고 내가 알아낸 것을 짧게 간추려 글로 나타낸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친 후 브런치에 저장해 둔다. 적시성과 정보성을 그리고 흥미성을 고려하여 다른 글들과 순서를 섞어 발행한다. 정치와 경제를 싫어하는 독자를 위한 나만의 배려방식이다. 며칠이 지난 글이지만 여전히 정보로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여 아래와 같이 올려본다.
다른 것은 덮어 놓고, 결론부터 내리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우방국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제재조치로 러시아산 원유가격의 상한 규제조치를 실행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정책의 효과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하다.
이 조치는 내재적인 모순에 기인한 정책적 결함은 있지만, 원유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밀조사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늘 사설의 핵심어는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이라 생각한다. 다른 말로,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는 뜻으로 새긴다.
Karl Marx가 자본론(Capital)에서 상품과 화폐와 자본의 물신성(Fetishism)을 설명하려고 “appears”를 많이 쓴다.
이때 이 단어의 뜻은 ‘appears is not the same as it is. something else is going on beneath the surface appearance.’이다.
현상(껍데기)과 본질(알맹이)의 파악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가장 먼저, 결론에서 언급한 내재적 모순에 기인한 정책적 결함부터 살핀다.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 규제 조치란,
러시아의 전쟁수행 능력의 억제를 위하여, 우크라이나 우방국들은 미국의 지휘에 따라 서방 국적의 선박회사, 보험회사, 그리고 법률서비스 제공 회사들은 해상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설정하라는 내용이다.
이 조치로 국제원유시장에서는 공급물량이 감소하여 가격이 폭등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러시아의 수입은 감소시키고 러시아산 원유는 유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또한, 대형 선박을 보유한 주 거래자의 빈자리를 틈타 노후 선박을 이용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규모 거래자들의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하여, 러시아산 원유의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까지는 이 조치는 아래와 같이 양호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본다.
러시아산 원유는 국제 브렌트유 가격에 견주어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정부의 협박 앞에도 수출물량 또한 변함이 없으며 지난주 발표한 Opec의 감산조치(하루 당 1백만 배럴이상)에도 원유의 공급은 양호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러시아의 태평양 항구에서 거래되는 대부분 원유의 수출가격은 제한 가격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거래자들은 세금회피 등을 이유로 장부상 실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당국에 거래신고를 한다. 때문에, 가격 지표(Ural benchmark)가 실물거래가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원유가격 이외에 정제품들(Refined Product)은 관례상 여러 원재료가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재료들의 최초 원산지를 밝히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조치가 어렵다. 기타, 원유 파생상품도 한몫을 하여 선물과 현물가격의 괴리에 큰 작용을 하고 있다.
이 정책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장기적으로 Opec+의 공급계획을 감안하여 가격제한의 수준을 조정해야 할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석유수입을 줄어들게 하고자 하는 이 정책은 바람직한 것이므로 이것이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의 실제 거래가격에 대한 모니터링강화와 정밀조사를 실시하여 거래 계약의 투명성 확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