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을 겪을 때가 많다.
가령, 아주 열심히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며 살았는데 그 결과가 생각에 크게 못 미친다. 처음부터 아니 가느니만 못하게 된다. 그러나, 애쓴 만큼 얻게 되는 곳도 있다.
바로, 독서다!
이곳은 가다가 그만두면 간만큼 보탬이 된다. 평생 독서를 목표로 사는 삶,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아주 세다.
나뭇잎이 말라서 떨어진 것을 낙엽(落葉)이라 부른다. 고등 식물의 잎이 말라서 떨어지는 현상이다. 한기나 건조기 등의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생긴다고 한다.
물론, 낙엽도 종류가 많다.
잎이 아직 파란데 떨어지거나 가지 채로 꺾여 떨어진다. 낙엽이야 지 할 일 다 하고 떨어졌건만! 나머지들은 조금 더 가지에 붙어 삶을 더 즐기다가 땅으로 내려오지 어찌 저리 성급하게 왔을까?
곁에 있던 낙엽들이 다 떨어지니 외로워서 스스로 내려왔나. 아니면,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버텼는데, 비나 바람이 아니면 청설모가 못되게 굴었나 보다. 우리 삶과 너무도 닮았구나.
어쨌건, 미리 가나 늦게 가나 모두 한 곳으로 간다.
갖가지 삶을 사는 낙엽을 보고 내 삶의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복을 누리고 오래 산 사람의 상사(喪事)를 호상(好喪)이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삶의 마지막도 여러 가지다.
때로는, 전쟁이나 재해나 사고 또는 질병으로 뜻하지 않게 죽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나이가 되어 직장에서 물러나는 일을 정년퇴직(停年退職)이라 한다.
마땅히, 퇴직 형태도 가지가지다.
때때로, 내 마음과 다르게 조직의 강압에 따라 해고되거나 명예퇴직을 하기도 하고 의원면직을 하기도 한다.
어떤 부문의 학문을 전문적으로 익히고 공부하여 일정한 수준에 오른 사람에게 대학에서 주는 자격을 학사, 석사, 박사라고 한다.
으레, 이런 자격도 가지각색이다.
가끔, 본의 아니게 퇴학을 당하거나 일정한 학과를 다 배워 끝내기만 하는 수료(修了)도 있고 스스로 물러 나기도 한다.
마라톤과 같은 운동경기에서 목표한 지점까지 다 달리거나 마무리 짓는 일을 완주(完走)라고 한다.
응당, 이런 운동도 각양각색이다.
이따금, 자기 뜻과 다르게 날씨와 같은 사건이나 사고 때문에 중간에 멈추게 되거나 스스로 포기하기도 한다.
글이나 책 따위를 끝까지 모두 읽는 것을 완독(完讀)이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로 이상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지식과 달리 별나거나 색다르다. 뜻하지 않게 남 때문에 가다가 멈출 수 없고 스스로 그만두는 길 말고 다른 길이 없다.
세상일 가운데 남의 핑계를 가져다댈 수 없는 몇 안 되는 길!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난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며 옥중에서 조용히 붓을 드신 안중근 의사가 생각난다.
그 뜻이 옳고 바르다면 흔들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았던 분들을 지조(志操) 있는 선비라 부른다.
이분들이 큰 뜻을 품을 수 있었던 바탕은 고요함 속에 움직임을 실천할 독서 수양에 있었음을 안다.
이들을 스승으로 삼아 늘 꼿꼿한 삶을 꾸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