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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감당하기를 거부하는가?

by 김정섭

나는 무엇을 감당하기를 거부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가?


한 사람의 일생을 들여다보게 되면 나이가 들면서 노쇠해짐과 같이 점점 찬란했던 시절의 막은 내려간다.


늘상 당연했던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에 미처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것들의 상실이 뼈저리게 다가올 때면,

그때 가서야 비로소 느낄 것이다.


‘아, 젊었을 때 당연했던 나의 외모, 나의 건강, 나의 시간, 나의 주변 사람들이 참 소중하구나.'

'왜 그런 것들을 당연시하며 더 나은 무언가를 한없이 원하기만 했을까.'

'왜 그렇게 시간을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지 못했을까.’


사실, 이것들이 정말 남들에겐 티도 안날만큼 한없이 소박하고 작은 것들임은 부정할 순 없지만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감사한 존재가 아닐 수 없으며 지금의 내 모습 또한 타고났든, 나의 노력의 산물이 되었든 감사하기 마련이다.

그런 감사의 마음으로 지금의 내 소박한 시간을 값있게 쓰고 싶어졌다.

비교 우위에 서기 위한 마음을 한 수 접고

그저 지금의 내가 가장 빛날 때이기에, 나로서의 최선의 시간을 보내고 싶달까.


어쩌면 ‘이제는 나에게 기대할 것도, 실망할 것도 없다.’라는 아이유의 말이

이런 관점의 연장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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