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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작가 Mar 31. 2024

이별, 그것을

   오랜만에 마주하다. 허나 여전히 기약 없이, 예고도 없이.


   항상 익숙해질 수 없는 그 감정, 언제 마주해도 무너지게 되는 그 순간, 나는 어떻게 해야 이 격동을 참아내며 굳건히 마주할 수 있는가.


   가장 많이 웃어주던 자가 가장 깊이 슬퍼하는 자이니, 행복을 배가하던 만큼 슬픔도 그러할 수 있겠는가. 그저 침묵하며 작열하는 감정을 삼킬 뿐이다.


   어찌 이리도 무의미한 시간들이던가. 지나고 나니 한순간 찰나로 변해버릴 것을, 어찌 몰랐던가. 알면서도 나아가니,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듯, 만남이 있어 이별이 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또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돌이킬 수 있다면 돌아갈 터인가, 그 이별을 조금이라도 더 늦추고자 그리도 발버둥 치고 싶던가. 그러지 못해 자신을 탓하며 한순간 무쓸모한 존재로서 스스로를 낙인하고 싶던가.


   슬퍼할 찰나도 없이 바삐 시곗바늘 위에 올라타 스스로의 감정마저 외면하며, 모든 일을 잊고자, 차라리 없었던 일처럼 여기고자 거울을 보며 채찍질을 서두르는가.


   그리도 지나간 이에게는 지나가고 나서야 소중히 대할 것을 후회하며 뒤늦게 다짐하나 어찌 스스로의 감정에게는 소중히 대할 것을 추호도 생각지 못하는가.


 


   2024 0331 2356

   골든타임과도 같은 4분 그 이후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차라리 절반의 확률에라도 모든 걸 걸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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