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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투 Dec 29. 2023

죽고자 하기에

살아간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하여,


나는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는 걸까.


자꾸만 죽고자 하기에

이렇게 또 사는가.


내가 나로 있는 것이 안 된다기에

죽고, 죽고 또 죽고자 마음 먹으니


삶을 또 살아내고 살아내지고

연한 명줄이 이어지고 연장되고

늘어나고 질겨져 이리 또 사는가.


그래 그럼 살고자 마음 먹자 하니

여지껏 한번도 내 방 안에 스며든 적 없는

따스한 햇살이 나를 비추네

그 온기가 내 연약한 두 다리를 또 일으키네

갈 곳 잃은 내 길 앞에 또 등불 되네


살고자, 살고자, 또 그렇게 나는 일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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