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기적인 것이라
나는 늘 나밖에 보지 못한다
사랑할 때
상대는 마치 짙은 구름 속
희뿌연하게 퍼져 있는 그림자 같아서
이해해보려고 해도
그 사람의 마음을 측량하려고 해도
손이 닿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나밖에 보지 못한다
또 나는 참으로 눈 먼 사람이 되어
내 안의 상처만 바라보고
안개너머 상처받을 상대는 생각지도 못한다
그런 내 사랑은 무거운 입을 가진 사람
도통 내게 불만을 얘기하지 않으니
나는 날로 난폭해지고 미쳐가버린다
말없이 내가 하자는대로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지고
흔들리는 내 사랑은 나를 망친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