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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투 Jan 16. 2024

육신

육신이 있어 괴롭다.

나의 맨살을 보이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심장과 흐르는 피와

지방과 근육을 덮고 있는

살가죽일 뿐이다.


나의 뼈와 이 골격과 구조는

그저 나의 선대의 사람의

사람의 사람으로부터 이어져 온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그것들이

사랑스럽다고 여긴 이 살가죽과 구조들은

말이다, 그저 나의 영혼을 담는 그릇일 뿐이란 말이다.


어찌 사랑이 육체에만 귀속되는가,

어찌 사랑이 육체로만 귀속되는가.


나의 맨살은 이게 다인 것이다.

더는 특별할 것 없이 그저 이런 것일 뿐이다.

그런 내게 사랑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육신이 있어 괴롭다.

육신이 있어 괴로워.

몸과 마음이 있어 괴롭고

마음이 몸에 담겨 있고

몸이 그 마음을 담고 있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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