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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투 Jan 14. 2024

그치지 않는 겨울에

감히 봄을 그려도 되는 것인지

이 겨울에

내 손에 묻힌 눈이 너무나도 많아서

감히 봄을 기다려도 될까 겁이 납니다.


나는 이 겨울에 벌 받아야 할 사람인 것 같아서

검게 더러워진 나이기에,

자꾸만 자꾸만 하얀 이 세상에서

내가 나를 부정하고

내게 이 차가운 눈덩이들을 묻히면서

내가 나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하는

이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인 것 같아서.


내게도 봄이 올까요.

나는 봄을 맞이하러 가도 될까요.

만물이 꽃을 피는 그 계절의

따스한 햇살을 나같은 죄인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이제 내게 봄은 너무 아득한 것이고

나는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나

이제는 이 겨울이 너무 추워서

그만하고 싶다.


분명 봄에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겨울에 메여버린 걸까.

언제쯤 나는 다시 내 봄의 태양으로 향할까.


이 죄가 다 씻겨지기를,

이 죄가 다 지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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