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들은 다양한 업태로 근무한다.
음식점이 제일 보편적인 형태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곳처럼 베이커리류, 수제청,
수제 소스류 등등을 생산, 납품만 하는 형태의 업장도 있다. 그리고 이 작업들은 보통 새벽에 이뤄진다.
새벽 5시. 이 시간에 일어나서 뭘 하는 건
처음인데 일 시작한지 한 달만에 드디어
요리와 관련된 일을 한다고 하면 원래는
뿌듯하고 좀 신나고 해야하는데 놀랍게도
아무 생각 없었다. 몸은 어찌저찌 움직이고 있긴 한데 머리는 여전히 몽롱했으니까.
이때 나는 요리관련 자격증을 5개 가지고 있을 때인데 요리를 참 못 했다. 그야 그렇겠지. 요리라고는 학원에서
시험용으로 1인분씩 만들어본 게 다였으니까.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한정되어 있는데 실수는 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나마 요리 중에서 튀김을 자신있어 했는데
이날 다행히 튀김을 담당했다.
납품할 제품이 완성되고 사진을 찍었다.
주문제작을 받는 업체였기에 잘 나온 음식 사진 필수, 성실한 블로그 관리도 필수였다.
"앞으로도 종종 새벽에 출근할 일 있을 거예요"
하긴 원래 이게 맞는 거지.
원래 요리하는 사람은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들어가니까.
역시 처음부터 감당치 못할 곳(고객 컴플레인이
민감하고 일이 장난아닌 호텔주방,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등) 말고 대학교와 병행하며 다닐 수 있는
음식 생산 납품 쪽으로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예상한대로, 현장에서 요리를 한다고 해도
특별히 즐겁지는 않았다.
그저 새벽에 출근해보니까
이제야 배운 전공들을 사용하는 일이 시작되는 걸까, 이 정도의 보람이었지 재밌지는 않았다.
물론, 일하는 곳에다가는 재밌다고 거짓말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