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의 리액션은 맛집 리포터 같아야한다
요리사 튜토리얼 11화
"엄청 맛있죠?"
최대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뻣뻣한
얼굴근육을 요리조리 움직여 본다.
매니저가 되고 웬만한 업무가 익숙해졌을 때
나는 두 번째 위기를 맞이한다.
그건 바로 음식의 '맛'에 대한 것이었다.
'맛' , 이 얼마나 개인의 주관적이고 편향적인 생각과 호불호가 적용되는 단어인가.
'맛있다'의 기준은 뭐고 '맛없다'의 기준은 뭘까?
요리를 전공하는 사람이었지만
복잡미묘한 맛의 세계를 알기에는
난 고작 대학교에서 레포트나 깔짝이던 2학년이었다.
"맛이 어때요"
차라리 아주 비싼 요리라든지,
평소에 내가 잘 못 먹는 요리라든지,
아니면 외국 어딘가의 레시피로 만든
내가 모르는 요리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집에서 매주 엄마가 대량생산 하시는
이런 멸치볶음 같은 기본 반찬류에 대한
맛표현을 뭐라고 해야하나.
"음, 맛있어요 엄청 고소하네요"
리액션 없는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표현이었다.
"매니저님, 요리하는 사람은
언어도 풍부해야 해요.
이럴 때 맛표현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거라구요"
를 시작으로 또 엄청난 조언이 쏟아졌다.
아아아 죄송합니다. 도대체 평범한 집반찬인
멸치볶음을 뭐라고 형용해야 이 조언 지옥에서
빠져나가나요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집밥이
제일 맛있지 않을까?
특히나 멸치볶음 같은 기본 반찬류는 더더욱.
솔직히 우리집 음식이 더 맛있는데
무슨 대답을 더 해줘야 하는 건지.
아,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거고
난 대답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을까?
어쨌든, 난 그날 이후로 맛집 특공대
리포터가 되도록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