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밥도 못 먹고 일했을 뿐인데, 죄송합니다.
요리사 튜토리얼 13화
"아니, 사장님 어디 계시냐구요"
"죄송합니다, 오늘 안 계시는 날이라 제가 대신 왔는데-"
드라마를 촬영하는 배우들은
이런 기분을 느낄까?
죄송하지 않은 일에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기분이 이상했다.
억울하지도, 화나지도 않는다.
그저, 모든 게 연극 같은 느낌이다.
12화 글에 이어서, 함께 일하기로 했던
레시피 개발 부장님이 우리 업장 건물에 주차를 하셨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업장이 월세를 내지
못한 탓에 무료 주차등록이 막혀버렸다. 이상하다.
월세를 제때 못낸 게 잘못 아닌가? 나는 적반하장으로 관리사무실에 와서 주차등록을 시켜달라고 우겨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됐고, 사장님 계시니까 출근하신 거잖아요"
매니저로 근무하고 세 번째 위기에 봉착했다.
지금 업장에는 조리장님이 계신다.
그리고 개발 부장님도 계신다.
그리고 이 두 분은 지금 서로 고함을 치며
싸우고 계신다.
여기에 관리사무소장님까지 가세하면?
오늘 집에 갈 수는 있을까.
아, 일이 왜 또 이렇게 됐냐면-
-
망했다.
레시피 개발 팀장님과 함께 진행한 250인분 규모의 사업건이 망했다.
어디부터가 잘못됐던 걸까?
애초에 100인분 이하 규모로 납품하던 업체가 너무 큰 사업건에 도전해서?
생산 당일날 보충 인원으로 부장님 아버지가 오셔서 생산을 하는 건
역시 무리였겠지?
얼른 일 끝내고 도우러 오겠다고 해놓고 오후에 도착한 팀장님의 스케줄
계산 실수 때문이려나?
그날 나는 오전 2시부터 13시간동안 제대로 된 식사도 못하고 중간중간 간식들 먹으며 버텨서 하라는 일 다 한 거밖에 없는데.
더 웃긴 건 이렇게 일한 돈, 못 받았다.
이날 이후로 나는 근로계약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 중요성을 배우는데
수업료 제대로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