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레시피 받아도 별 감흥 없는데요
요리사 튜토리얼 10화
외식업장에서 근무하는 기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나는 제법 요리하는 사람들이
할 법한 업무들을 하기 시작했다.
요리사에게 있어 자신만의 레시피란 곧바로
수익과 직결되는 민감한 재산 1호였다.
보통 이런 레시피 작업은 레시피 창작자 본인이 정리하고 절대 공유를 하지 않는다.
어차피 갓 스물 한 살 된 내가 이 레시피를
따라할 수 없을 걸 알았기 때문일까,
나는 꽤나 많은 레시피를 정리했다.
나는 레시피 작업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어떤 레시피는 너무 옛날에 서류작업
해놓은 거라 글씨가 지워져 잘 보이지 않았고,
또 어떤 것은 수기로 작성해
글씨체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결국 제 시간 안에 못 끝내서
집까지 가져가 전화로
물어보며 업무를 감당해야했다.
"머리가 잘 굴러가는 애들은 이런 레시피 잘 모아뒀다가 나중에 자기 요리에 써요"
퇴근을 하고도 나는 조리장님에게 불시에
전화가 걸려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노트북 앞으로 가 레시피 정리를 해야했다.
그날도 그렇게 전화로 레시피를
받아적고 있었다.
뭐지, 나도 그러라는 건가?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또 내 대답을 했다.
"아, 그렇군요"
"매니저님, 잘 들어요"
전화 너머로 한숨 소리와 함께
엄청난 양의 조언이 쏟아졌다.
이 레시피가 얼마나 비싼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다른 곳에서는 이런 레시피를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실무에서 사용되는 레시피를
이렇게 접할 수 있는 건 행운이다 등등
어떻게 보면 내가 말귀를
못 알아먹은 걸 수도 있다.
이 레시피, 가져가도 돼요-를 돌려말해
친절을 베푼 것 같은데
나는 속뜻은 모르고 직독직해를 했으니.
전화를 끊고 정리한 레시피를 출력하며
곰곰이 생각했다.
비싼 레시피 받아도, 별 감흥이 없네. 왜지.
난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저 감정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