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꿈, 욕심 조심. 사람 앞날 모르는 거니까.
요리사 튜토리얼 16화
어쨌든 몇 개월동안 몸담아 일하던 업장이 휑하게 비어졌다. 유리창엔 딱딱한 글씨로
'임대문의 010-0000-0000' 새 주인을 찾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조리장님을 도와 함께 마지막 짐을 빼오는 길에 조리장님이-
"이러니까 좀 섭섭한 기분 들죠? 우리 매니저님도 여기 정 참 많이 들었을 텐데"
라고 말했다.
"네, 많이 아쉽네요"
조리장님이 본인에게 하고싶은 말을
나에게 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야 뭐 말만 저렇게 했지
내가 아쉬울 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고함 소리 듣고 뼈빠지게
음식 서빙했던 기억이 있는 곳 따위
꼴도 보기 싫었다.
차를 타고 앞으로 새로 일하게 될
업장에 가 인사를 드렸다.
"안녕하세요, 조리장님 매니저입니다"
"아, 네 나이가 되게 어려 보이시는데 혹시..?"
"21살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수업해서 일 계속 병행하고 있어요"
"그러시구나, 잘 부탁드려요"
새로운 업장은 깨끗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작은 회사긴 하지만
마케팅팀, 유통팀 등등 웬만한 회사가 갖추고 있는 요소는 모두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는 또 어떤 일을 하게 되려나.
그래도 직원들은 친절한 것 같네.
라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새로운 업장에서 새 마음으로 일을 시작한지
몇 개월 이후,
나는 여기서 내 조리 커리어에
영원한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