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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마음은

엄마

by 안이서

둘째가 대학에 갔다.

“적응 잘 하는 거 같더니만, 오늘은 일어나서 나랑 눈 마주치는 순간부터 징징 거리더라.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데. 그냥 힘들데.”

첫째에게 말했더니 신경 쓰지 말란다.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어지간히 예민해야 말이지.”

“별 거 아니야. 걱정 안 해도 돼.”

날 위로해 주는 말이라 여겼다. 하지만 엄마 마음이 어디 그런가?

밖에 있는 자식이 몸 상할까, 마음 생채기 날까, 매 순간 노심초사 하는 사람이 엄마가 아니겠는가.

“나도 그래.”

첫째가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쎈 척하지. 엄마 앞에서는 징징 거리게 돼. 근데 그거 다 별 일 아니야. 그냥 엄마 앞이니까 징징 거리는 거야.”


그 말이 마음에 묘한 힘으로 스며들었다.

‘존경한다, 의지가 된다’라는 표현은 너무 거창해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보다.

‘징징거리게 돼.’라는 그 말이 어찌나 고맙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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