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오면 늘 비슷한 루틴이다. 문 열고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고, 옷도 제대로 안 갈아입은 채 침대에 눕는다. “딱 10분만 쉬자”라고 생각하는데, 눈 떠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며칠 전에는 좀 이상한 경험을 했다. 평소처럼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데, 시간을 확인해보니까 거의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분명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이상하게 더 피곤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쉬고 있는 거 맞나?”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몸이 힘든 건 아니었다. 오히려 머리가 더 지친 느낌이었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사소한 것까지 계속 신경을 쓰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업무뿐만 아니라 말투, 분위기, 타이밍까지 계속 계산하면서 보내는 하루다 보니, 집에 오면 더 이상 아무것도 선택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다.
그래서였을까. 그날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부러 아무것도 안 해봤다. 진짜로 아무것도. 음악도 안 틀고, 영상도 안 보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이상하게 그게 더 편했다.
그때 알았다. 나는 쉬고 있었던 게 아니라, 계속 무언가를 “소비하면서 버티고 있었던” 거라는 걸. 몸은 멈춰 있었지만, 머리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던 셈이다.
그 이후로 가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나는 쉬는 중일까, 아니면 그냥 멈춰 있는 걸까?”
혹시 나만 그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