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를 만났을 때였다. 별다른 얘기 없이 밥 먹고 근황을 나누다가,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를 던졌다.
“야, 우리 이제 그냥 살기엔 좀 애매한 나이 아니냐?”
그때는 웃으면서 “뭐래” 하고 넘겼다. 분위기도 가볍고, 굳이 진지해질 필요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자꾸 생각이 났다. 별거 아닌 말 같은데, 묘하게 걸렸다.
다음 날 출근하면서도 문득 떠올랐다.
“지금 내가 하는 선택들이 다 쌓이면… 어디로 가는 거지?”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잘 안 했다.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면 그걸로 충분했다. “오늘도 잘 버텼다”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다. 똑같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그게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라 계속 쌓이는 느낌이 든다. 마치 방향을 가진 것처럼.
그래서인지 요즘은 생각을 그냥 넘기지 못한다. 예전 같으면 “나중에 생각하지 뭐” 하고 넘겼을 질문들을, 이제는 그냥 두지 못하고 한 번 더 붙잡게 된다.
웃긴 건, 그렇다고 해서 뭔가 달라진 건 없다는 거다. 여전히 같은 회사, 같은 일, 같은 하루다. 그런데 머릿속은 전보다 훨씬 바빠졌다.
아마 이건 불안이라기보다, 방향을 의식하기 시작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지금 그냥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디론가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이 더 남는다.
지금 이대로 계속 가면,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곳에 도착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