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며 한번 오븐을 활용한 고기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집에 충분한 양의 향신료도 가지고 있었고 장시간 고기를 굽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또한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를 부르는 것보다는 친구를 불러 해먹이고 나중에 결과물만 여자 친구를 먹이자 라는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다른 친구 한 명을 불러 도와달라 말을 했고 요리에 관심이 많던 그 친구 또한 장시간 고기를 굽자는 말에 동감해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던가 말 그대로 나와 그 친구는 얼마나 그 과정이 고될지 모르고 막무가내로 일을 벌였다.
여자친구보고는 맛있는 걸 해줄 테니 저녁에 오라는 말을 남긴 채로 말이다.
사실 지금도 왜 저기에 머스터드를 바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머스터드를 발라서 럽을 만들어 발랐고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형태로 발렸다.
오븐에 굽기를 시작했고 실제로 대략 6시간 동안 구웠던 것 같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구우면서 계속 각도를 조절해야만 했고 계속해서 고기 위치를 바꿔서 구웠다.
사실 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있었지만 우선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구웠고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오로지 너를 위해 6시간 동안 네가 맛있게 먹을걸 상상하며 구웠고 자기가 눈이 커지면서 이거 뭐야 진짜 맛있다는 말을 했을 때 정말 행복했었다.
저녁에 단둘이 고기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는 그날 참 행복했던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요리 중 하나지만 당신이 그 요리를 먹고 나와 같이 해준 것에 너무나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