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밥 좀
엄마님이 카레라이스를 하기 시작한 건 10년이 채 안되었다.
나는 카레라이스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는.. 대단한 안티카레키즈였다. 수련회를 가도 수학여행을 가도 어느 하루 꼭 등장하고마는 카레때문에 꼭 한끼는 굶어야했다. 당연히 집에서는 카레의 냄새조차 맡아본 적이 없는데, 20대에 접어들어 성격이 좀 동글동글해지며 입맛도 따라 동그스름해져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두가지 음식! 카레라이스와 시금치를 마침내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카레는 며칠 연속으로 먹고 또 먹어도 전혀 질리지 않을만큼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카레를 어떻게 그렇게 싫어했을까.. 도통 이해가 안가다가도, 어쩌면 그러다 만나서 더 좋은 것일 수 있겠구나 싶다.
카레는 곰국처럼 잔뜩 끓여 주방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음식! 처음에는 산뜻한 맛에 먹고, 그 다음엔 자박해진 맛에 먹고, 또 그 다음엔 한번 더 끓이며 걸쭉한 맛으로. 마지막엔 라면사리를 넣어 카레라면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같은카레지만 매번 다른 맛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이 카레를 더욱 좋아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엄마님의 카레를 먹을때마다 급식이나 수련회 카레와는 차원이 다른, 야채나 고기가 한가득 들어있는 모습에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그 사랑을 고작 대접따위에 어찌 담을 수 있을까! 카레가 넘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