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친구가 아니었어

by 보통사람

07. 친구가 아니었어


고등학교 시절, 나는 뭔가 세상의 불만을 품고 있는 듯한 시니컬한 모습에 예상외의 엉뚱함으로 주변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모범생은 되고 싶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영향으로 한없이 엇나가는 불량 청소년도 될 수 없었던 나는, 평범하고 실수도 많은 그런 아이였다.

그러던 나에게 한 친구가 다가왔다. 이 친구는 정말 독특한 외모와 성격을 가진, 어딜 가나 튀는 그런 친구였다. 제법 춤도 잘 추고 스키니한 몸에 짧은 배꼽티와 힙합바지가 잘 어울리는 그 친구가 나는 좋았다. 그런데... 그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보고 다른 친구들이 만류하며 말했다.

그 친구는 거짓말도 잘하고 질이 좋지 않다고. 나는 친구들의 경고를 무시했다. 친구를 내치기엔 나에게 너무 잘해주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하교 후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그 친구는 담배를 폈는데 아빠 주머니에서 몰래 훔치거나, 성인인척 가게에서 구입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기찻길에서 누군가 피다 버린 꽁초를 주워 피곤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경악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옆에서 제법 길이가 길고 상태가 온전한 꽁초를 찾아주기도 하며 낄낄거렸다. 다행히도 그때까지 나는 일절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나를 복도로 불러냈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말을 했다.

“야, 내가 그동안 니가 좋아서 같이 논줄 알아? 난 니 친구 아니야. 너는 내 좇밥이야”

귀를 의심했다. 내가 니.... 조...??? 밥??????

순간 망치로 머리를 띵~ 맞은 듯 모든 화면이 정지된 듯한 기분이었다.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

“난 니 ... 친구 아니야 ... 그냥 너 데리고 논 것 뿐이야”


그렇게 우리의 짧은 우정은 끝이 났다.

나는 아직도 왜 그 친구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 어떤 다툼이 생길만한 사건도 없었고 내가 서운하게 했던 것도 없었던 것 같은데...

한 가지 위안이 되었던 것은 센척하며 말하던 그 친구의 목소리가 많이 떨렸다는 것이었다.


나의 학창시절은 다시 평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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