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끝의 행복
일본의 편의점 디저트는 정말 맛있다. 매월 신상품이 나오는 것 또한 내 일본생활 중 소소한 행복이다. 그리고 나는 만나버렸다. 패밀리마트 최고의 디저트, 신상품 앙버터였다.
적당히 바게트스러운 빵, 넘치도록 넣어준 버터, 달콤하되 과하지 않은 팥, 그리고 넘쳐나는 조화로움. 버터와 팥이 과할 정도로 많다는 느낌이 들지만(이는 칼로리가 보여준다) 과함과 과함이 만나니 조화로움이 펼쳐진다. 나는 180엔의 앙버터가 주는 행복감에 취해버렸다. 그리고 매일 귀갓길에 보이는 패밀리마트에서 앙 버터를 사는 것은 나만의 소중한 마무리 선물이었다.
하지만 너무 재료값이 많이 나온 것일까? 앙버터가 패밀리마트 디저트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아 진짜,,, 테스형…! 울부짖었다. 사랑에 빠진 상대를 매일 보다가 갑자기 못 보게 되었을 때 얼마나 좌절스럽고 슬픈가. 나의 앙버터… 언제나 위에서 두 번째 진열장에서 나를 반겨주던 앙버터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로 많은 디저트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 무엇 하나 앙버터를 잊게 해주지는 못했다(그래도 맛있는 건 많았다).
그리고 오늘, 어떠한 기적이 일어났던 것일까. 앙버터가 패밀리마트 디저트 진열장에 다시 등장하였다! 오늘은 정말 기분이 안 좋은 날이었는데, 신이 나에게 주는 선물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웃음이 지어지는 입꼬리를 붙잡고 주섬주섬 앙버터를 챙긴다. 행여나 또 어디로 가버릴까 3개 정도 담는다.
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허겁지겁 앙버터를 꺼낸다. 한 껏 부푼 마음은 마치 첫사랑을 재회할 때처럼 참을 수 없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두 입 베어 물었다. 세 입 베어 물었다. 앙 버터…
기대한 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맛있었는데, 앙버터가 없는 사이에 맛본 디저트들이 더 맛있다고 느껴진달까? 그토록 바라던 것이 손에 들어왔는데, 그토록 맛있지도, 그토록 행복하지도 않더라.
오늘 하루의 행복은 앙버터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더라. 앙버터가 없어도 행복하면, 있어도 행복하다. 심지어 앙버터가 없는 날에는 더 맛있는 디저트 친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한 마디 하자면
반갑다 앙버터. 돌아와 줘서 고맙다.